김정남, 정은 후계 확정후 처음 입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2일 03시 00분


“동생 정은, 北 주민 잘살게 최선 다하길”

김정남이 일본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말해 북한 후계구도 등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정남이 일본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말해 북한 후계구도 등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정남(39)이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3대 세습을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것은 북한 내외부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후계자가 된 이복동생 3남 김정은(27)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판 ‘왕자의 난’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첫째 부인 성혜림(2002년 사망)의 자식으로 셋째 부인 고영희(2004년 사망)의 자식인 김정철, 김정은의 이복형이다.

베이징의 북한 소식통은 “김정남이 직접 TV 인터뷰에 나와 이같이 말한 것으로 미뤄 김정남과 사실상 후계자로 지명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갈등이 예상된다”며 “이는 북한판 ‘왕자의 난’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에는 김정남을 지지하는 세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 정착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김정남은 마카오와 베이징에서 비교적 공개적인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3대 세습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그의 신변은 상당히 불안정하게 됐다. 김정남이 현재처럼 권력에서 배제된 채 중국과 마카오 등 외국을 전전하는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최근 김정남이 마카오에서 행방을 감춘 것은 김정은 후계 발표 이후 신변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일본 언론은 보고 있다. 김정남은 과거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설이 나올 때마다 “그것은 아버지가 걱정할 일이다. 나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베이징의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남이 최근 잦은 인터뷰를 갖는 것은 집요하게 자신을 찾는 언론에 노출되는 형식을 빌리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고 국제사회 관심의 중심에 있음으로써 자신에 대한 위협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판 왕자의 난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김정남이 해외로 나돈 지가 오래돼 기반세력이 미약하거나, 있더라도 와해돼 사실상 김정은과 맞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또 김정남은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몇 년 후에 정은이가 형 좀 도와달라고 부탁한다면 도와주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해외에서 언제까지나 동생이 필요로할 때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생 정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느냐’고 묻자 “동생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정말로 주민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후계자 ‘김정은 띄우기’ 北 파격행진 계속
▲2010년 10월1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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