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직 美대사의 ‘천안함 설왕설래’

동아일보 입력 2010-09-17 03:00수정 201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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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기뢰일 가능성” 주장에 허버드 “근거없다” 비판
천안함 폭침사건의 진실을 둘러싸고 전직 주한 미국대사 간에 논쟁이 붙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미국 내 대표적 친한(親韓)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지난해 8월까지 이끌어왔던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와 이후 현재까지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을 맡고 있는 토머스 허버드 전 대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는 그레그 전 대사는 1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침몰됐다는 데 대해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해 “천안함 침몰 원인은 어뢰가 아닌 기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지인이라고만 밝힌 정체불명인의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천안함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레그 전 대사의 기고문은 워싱턴 외교가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 사이에선 그의 주장이 한국의 일부 언론보도와 지인의 주장에 근거하고 있을 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 의회조사국에서 북한 문제 전문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동아일보에 보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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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허버드 전 대사가 가세했다. 그는 그레그 전 대사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면서 “그레그 전 대사의 주장은 객관적인 근거가 없으며 북한의 어뢰가 천안함을 폭침했다고 한 국제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허버드 전 대사는 “그레그 전 대사를 존경하지만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천안함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판단은 국제조사단의 조사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를 반박할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그레그 전 대사가 왜 그런 주장을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그레그 전 대사가 북한의 동기에 대한 개인적 느낌에 상당한 무게를 뒀거나 내가 듣도 보도 못한 어떤 러시아의 보고서에 큰 의미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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