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특채’ 柳외교 사퇴 파장]李정부 네번째 장차관 워크숍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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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공정사회, 기득권자에겐 고통스러울수도”
“국정 하나하나 공정사회 맞는지 생각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 참석한 장차관과 대통령수석비서관들에게 공정한 사회 만들기에 힘써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장차관 워크숍이 열린 것은 현 정부 들어 네 번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5일 현 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 장차관 워크숍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는 ‘공정한 사회,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의표명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열린 이날 워크숍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는 ‘공정한 사회’ 실현을 위해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잇단 인사파동을 ‘공정한 사회’라는 국정기조의 강화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리 공개할 수는 없지만 올가을 각 부처들이 국민에게 정책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공정한 사회와 관련한) 주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장차관이 최전선에 나서 달라”고 독려했다.

○ 이 대통령, “기득권 먼저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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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면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득권자에겐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러울지 모른다. 정부와 여당이 먼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고, “국민에게 (먼저) 요구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한 장차관에게 “국정운영의 하나하나가 공정한 사회에 맞는지 냉철하게 생각해 달라. 또 부처마다 모든 직원에게 그 뜻을 전해 달라”고 주문했다. 고위공직자의 의사결정이나 정부 하위조직의 일선 행정에서 국정이념이 오차 없이 적용되기를 바라는 당부였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 말미에 “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제일 밑바닥에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며 추석물가 점검을 위해 2일 경기 구리시 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났던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줬다.

“43년 동안 손발이 부르트도록 길에서 장사하다 허름한 가게를 낸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난 가게를 얻었으니 괜찮고, 남편도 죽고 더 힘들어하는 분이 있는데 가서 위로를 해 달라’고 내게 그러더라. 그러나 (300m를 걸어가) 정작 만난 그 사람은 또다시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경제가 잘돼서 우리 같은 사람 장사가 잘되게 해주시면 좋겠다’며 오히려 다른 사람을 걱정하더라.”

이 대통령은 “제일 밑바닥 사람이 자기보다 힘든 사람을 위로해 달라고 하고 자기는 (스스로) 헤쳐 나가겠다고 했다. 이렇게 순수한 사람들이 진짜 애국자”라며 “지도층에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들은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느끼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10분으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인사말은 시장 상인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20분으로 늘어났고, 당시 시장상황을 지켜봤던 청와대 참모 몇몇은 눈시울을 붉혔다.

○ “패자부활전 있는 세상 만들자”

장관급 토론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은 가을 정기국회에 임하는 고위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하며 국회대책 논의를 이끌었다. 이 장관은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 정책에 필요한 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 의원들을 방문해 한 번이라도 더 정책을 설명해 달라”며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정도의 정성을 기울이라는 뜻)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자세를 낮춰가며 기강을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장관들은 국회에서 절대 위축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한 경쟁이 중요하지만 경쟁에서 배제된 사람도 사회안전망을 통해 돕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고,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낙오자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시장에서 (취업의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진입장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차이’가 ‘차별’을 낳는 것은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5시간 동안의 워크숍이 끝난 뒤 막걸리를 곁들인 설렁탕으로 만찬을 함께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건배사에서 이날의 자리를 풍운지회(風雲之會·밝은 임금과 어진 신하가 만난다는 뜻)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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