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개헌, 여권이 너무 나서면 안 된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17:00수정 2010-09-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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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특임장관이 어제 "개헌을 하려고 하면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습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도 "개헌특위 같은 논의의 장을 하루 빨리 마련하고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야 의원연구단체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도 전국선거가 없는 2010년을 개헌의 적기로 꼽았습니다.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과 함께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불일치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헌법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미 여야 정치권에서 적잖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특히 올해를 넘기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게 되므로 개헌이 사실상 어려우므로 올해 9월 정기국회가 개헌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주장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야 정당과 정파간, 대권주자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실제로 순탄하게 굴러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나라당만 해도 친 이명박 계 의원들은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고 있지만, 친 박근혜 계에서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국내 현실에 더 적합하다는 견해가 다수입니다. 민주당은 개헌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여권의 정략적 개헌이라면 응할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가 개헌논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특정인을 막는 개헌논의엔 응하지 않겠다"는 것도 개헌을 둘러싼 여권내 계파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한 계산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이 특임장관을 비롯해 여권 핵심인사들이 개헌추진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일 경우 개헌추진의 의도가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이재훈 장관후보자의 낙마 사태 이후 여권이 정국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개헌론을 이슈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시점입니다. 개헌이 이뤄질 수 있으려면 정치발전을 위한 근본적 성찰에 여야가 뜻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나가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잊어선 안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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