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金 “무혐의 밝혀진 일 왜 다시 꺼내나” 신경질적 반응
野 “떳떳하다면 직접 檢에 자료공개 요청하라”

“자금출처 규명해보세요”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김 후보자의 소득과 재산 증가 내용을 정리한 판을 들고 나와 “김 후보자에게 밝혀지지 않은 자금 출처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따지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경남도지사 시절인 2007년 4월 미국 뉴욕에 출장차 갔다가 한인식당에서 식당 여종업원에게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맡겨놓은 돈 수만 달러를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김 후보자는 철저히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라는 의원들의 질의에 김 후보자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사실 이 사건은 기소할 정도의 명확한 내용도 없었다. 소문만 무성했지 실체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검찰의 ‘무혐의로 내사 종결’ 사실을 통보해준 사람에 대해선 처음엔 “검사한테서 연락 받았다”고 했다가 “잘못 말했다. 지인이 전화를 줬다”고 말을 바꿨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떳떳하지 못해 김준규 검찰총장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지 못하는 것이냐”고 추궁하자 “무혐의로 밝혀진 일을 왜 다시 꺼내느냐”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구인지 밝히라”는 박 의원의 집요한 추궁이 계속됐지만 김 후보자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양해해달라”는 말만 거듭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문제의 여종업원을 검찰이 조사했다고 법무부가 밝혔다는 동아일보 보도(24일자 A1면 참조)가 주요 이슈가 됐다. 조순형 의원은 “그동안 우리가 검찰이 여종업원을 조사했는지를 알아보려고 그렇게 노력해왔는데 청문회 당일에야 보도가 나왔다”며 법무부의 불투명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검찰이 말을 뒤집는 이유가 뭔지 반드시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가 총리로서 떳떳하게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지는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며 김 후보자가 직접 수사자료 공개를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내사자를 무혐의 처분할 경우 수사 검사는 당사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불기소나 무혐의 처리 사유를 담은 수사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는 검찰 내규에 근거한 것이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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