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10일 “A 씨 말고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두드려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측근 그룹에 속하는 여권 고위인사 C 씨도 북측으로부터 같은 제안을 받고 청와대 측에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가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 직전까지 정상회담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한 2일자 A1면(위). 작년 남북 정상회담을 놓고 대북 라인의 힘겨루기가 치열했던 내용을 단독 보도한 본보 3일자 A5면. 동아일보 자료 사진
북측은 이 대통령과 직접 대화가 가능한 Y 씨와 K 씨 등도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이들 여권 인사를 통해 “현인택 장관이 이끄는 통일부를 제외하고 이전에 임태희 노동부 장관(현 대통령실장)과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하던 이야기(정상회담 개최와 대북 경제지원)를 계속하자”고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 간 비공식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며 남측이 진정성의 표시로 쌀과 비료를 각각 30만 t을 지원해줄 것도 요구했다고 A 씨 측이 밝혔다.
한 정보 관계자는 “북한은 통일부가 자신들의 정상회담 제의를 거절하자 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다수의 여권 관계자와 접촉해 통일부 등 정부 당국자들을 압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며 진정성이 적다”며 여권 인사들을 통한 북측의 협상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북측은 지난해 11월 통일부와 북한 통일전선부의 개성 회담에서 정상회담의 대가로 무엇을 줄 것이냐는 이야기만 계속 했으며 3차 정상회담을 북한에서 할 수 있으니 4차 회담 때는 답방을 하라는 우리 측 요구에도 긍정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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