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용사 잊지 않겠습니다]해군, 정박 함정서 기적 울리고 대함경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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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예우” 국제관례‘정박중 기적’은 전례없어

29일 오전 11시경 영결식을 마친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운구행렬이 군항(軍港) 부두를 지날 때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정박한 함정의 승조원들은 정복 차림으로 갑판 위에 도열해 일제히 대함경례를 올렸다. 육상을 지나는 장성급 이상 장교에게 행하는 예절인 대함경례 의식으로 희생 장병들에게 해군 최고의 예우를 표한 것. 대함경례를 할 때 해군 정모를 상징하는 흰색과, 정복을 상징하는 검은색 풍선 3000개가 하늘로 날려 올라갔다.

대함경례는 약자가 강자에게, 관할수역을 통과해야 하는 국가에 항복이나 복종의 의미로 돛을 내려 예의를 표하던 관습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함정이 해상에서 서로 마주치거나 정박한 함정의 근처를 지날 때 서로 경례를 하는 국제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대함경례는 함정의 경우 600야드(약 549m) 안에서 이뤄지며 국적을 불문하고 낮은 서열의 함장이 지휘하는 함정이 높은 서열의 함장이 지휘하는 함정에 경례를 한다.

대함경례 의식에 앞서 제2함대사령부에 정박 중이던 함정들은 영결식 도중 예포를 발사할 때 10초, 운구행렬이 군항 부두를 지날 때 5초간 애도의 뜻을 담아 기적을 울렸다. 기적취명(汽笛吹鳴)은 출항 준비를 마무리하고 곧 출항하겠다는 의미로, 희생 장병들이 그동안 정들었던 군항을 떠나 영면의 길로 들라는 뜻으로 시행됐다. 해군 측은 “기적취명은 해상에서 하는 것이라 정박 중에는 하지 않는다”며 “정박 중인 10여 척의 군함이 장례의식 때 기적취명을 한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로 고인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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