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金따면 지지율 올라” 李대통령 “그래서 걱정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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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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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연아 점프할때 눈 감았는데 눈 떠보니 성공했더라”

“모태범 선수가 이렇게…” 김연아 박장대소 이명박 대통령이 3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밴쿠버 겨울올림픽 선수단과의 오찬에 앞서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 선수로부터 선물 받은 고글을 쓰고 모 선수가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의 동작을 흉내 내고 있다. 왼쪽부터 모태범
이규혁 선수,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이상화 김연아 선수. 청와대사진기자단
“모태범 선수가 이렇게…” 김연아 박장대소 이명박 대통령이 3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밴쿠버 겨울올림픽 선수단과의 오찬에 앞서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 선수로부터 선물 받은 고글을 쓰고 모 선수가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의 동작을 흉내 내고 있다. 왼쪽부터 모태범 이규혁 선수,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이상화 김연아 선수. 청와대사진기자단
여야 지도부가 겨울올림픽을 매개로 모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선수단과 함께한 청와대 오찬에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여야 대표를 초청했다.

작년 4월 이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조찬 회동 이후 11개월 만에 청와대를 방문한 정세균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선수들이) 메달 따면 지지율 올라간다던데요”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그래서 걱정됐나요?”라고 답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동아일보는 3월 2일자 A6면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한국 선수들이 선전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3∼5%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이 전 회장은 오찬 전에 겨울올림픽 선전을 거론하며 “우리나라가 복이 많은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많은 분이 ‘기적을 이뤘다’고 하지만 전 피와 땀, 열정과 노력 없이 기적은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치하했다. 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볼 때 ‘내가 좀 밀면 앞설 수 있을까’ 했고, 김연아 선수가 점프할 때는 눈을 감고 있었다. 눈 뜨고 보니 성공했더라”라며 “그 심정은 아마 5000만 국민 모두가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격려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는 국민이 하나같이 안타까워했다”고 위로했고, 봅슬레이의 강광배 선수에게는 “19등이었나”라며 “이건 금메달이다. 1등 한 선수가 우리 같은 (열악한) 조건이면 결선에 못 들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행사 중간 질의답변 코너에서 김연아 선수는 “선수로서는 일단 목표를 이뤘다. 아직 먼 미래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잠시나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박성인 선수단장은 “김 선수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에게 감사편지를 썼다”고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달 26일 워싱턴을 방문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김 선수의 연기를 극찬했다.

곽윤기 선수는 시상대에서 췄던 ‘아브라카다브라’ 춤을 즉석에서 재연했다. 모태범 이상화 선수는 경기 때 썼던 고글을 이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쓰고 모 선수가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의 동작을 흉내 내 장내에 웃음이 일었다. 김연아 선수는 자필 에세이집 ‘김연아의 7분 드라마’를 선물했다. 김 선수는 이날 오후 전지 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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