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6자회담 재개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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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일정 취소하면서까지 24~26일 한중일 순방

지난해 12월 8∼10일 북한을 방문한 뒤 동면(冬眠)을 취해오던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미 국무부는 2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보즈워스 대표가 성 김 국무부 대북특사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함께 6자회담 파트너 국가들을 방문해 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워싱턴을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보즈워스 대표 일행이 베이징(北京), 서울, 도쿄(東京)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 세부 체류 일정은 말하지 않았다. 보즈워스 대표는 25일 한국을 방문해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의 3국 순방은 2월 들어 탄력을 받기 시작한 6자회담 재개 노력이 무르익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보즈워스 대표는 자신이 학장으로 있는 터프스대 플레처스쿨 출신 정관재계 주요 인사들과 25일 가지기로 한 면담을 갑자기 취소하면서까지 이번 아시아 순방을 강행하는 것이어서 상황의 긴박성이 읽혀진다.

6자회담 재개의 에너지는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6∼9일)과 북한 외무성 김계관 부상의 방중(9∼13일)에서 커졌다. 이어 뉴욕의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전미외교협회 초청으로 김계관 부상의 3월 방미가 추진됐고 현재는 김 부상의 비자 발급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관련국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특히 이번 주 중국은 한국, 북한, 미국 대표의 동시 방문이 이뤄진다. 위성락 본부장은 23, 24일,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은 23∼26일 중국을 방문한다. 이 기간에 중국에 머무르는 보즈워스 대표는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도 잇따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중 기간에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을 깜짝 방문하거나 베이징에서 북한 측 인사를 만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가 한중일 3국 방문을 마치는 시점이면 최소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사이에는 회담 재개 일자에 대한 공감대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26일 미 국무부에서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담은 2006년 1월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양국의 장관급 전략대화다. 이 회담에는 보즈워스 대표나 성 김 수석대표 중 한 명이 배석할 예정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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