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미 한국 국적자 한나라 33%, 민주 27% 지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4일 03시 00분


미국 주요 도시에 사는 한국 국적 소지자의 국내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32.9%, 민주당 27%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 재외동포연구소는 올 7~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뉴욕 등 7개 지역에 사는 한인 6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미(在美)한인 의식조사 보고서'를 최근 작성했다.

설문 대상 중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어 2012년 총선부터 실시될 '재외국민투표'를 할 수 있는 한국인은 222명이었다. 투표권이 있는 재외국민을 따로 분류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재미 한인 중 한나라당 지지자는 40.6%, 민주당 지지자는 28%로 나타나 한나라당 지지세가 강했다.

하지만 한국 국적 소지자 가운데는 한나라당 32.9%, 민주당 27%로 두 당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 이어 자유선진당이 2.3%, 민주노동당이 1.3%였다. '미국 교민은 보수층이 많아 참정권을 주면 한나라당이 유리할 것'이란 통념에 비해선 양당 간 지지도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이다.

반면 미국 시민권자인 한인의 경우에는 한나라당 44.4%, 민주당 28.6%로 격차가 15.8%포인트로 벌어졌다.

김길남 단국대 재외동포연구소장은 "미국에서 시민권을 받고 오랫동안 거주한 한인들은 보수적 성향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서 이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 국적자는 국내에서의 정치 성향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한국 국적 소지자 중 36.5%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하는 등 부동층이 많아 앞으로 재외국민투표가 어느 정당에 유리할지는 유동적일 것으로 해석했다.

또 영사관에 직접 가서 투표해야 하는 현행 제도대로 시행될 경우 투표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국적 소지자 중 11.7%는 '비행기를 타고 가서라도 투표하겠다'고 답했으며 20.3%는 '차로 두세 시간 걸리는 거리면 하겠다'고 했다. 적극적인 투표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32%에 불과한 것이다. 59%는 '인터넷이나 우편투표가 가능하면 꼭 하겠다'고 답했으며 9%는 '관심없다'고 답했다.

재외국민 참정권으로 인한 부작용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8%는 '참정권 확대로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거나 미국 주류사회에 진입하려 하지 않는 성향이 생길 것'을 우려했고 25.2%는 '지지 정당에 따라 동포사회가 분열될 것'이라고 답했다.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미국에는 영주권자와 일시 체류자, 유학생 등 110만 명의 한국 국적자가 살고 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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