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3鄭 첫 회의 “세종시 연내 대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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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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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표 ‘원안 수정 필요성’ 첫 공식 언급
친박 “서로 자극말자”… 여권 갈등 소강 기류
박근혜 “주 장관 만나 이미 할말 다했다 전해”

손잡은 ‘정-정-정’
정운찬 국무총리(가운데)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왼쪽), 정정길 대통령실장(오른쪽)이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회의를 열기에 앞서 손을 잡고 있다. 주호영 특임장관(뒷줄)도 참석했다. 전영한 기자
손잡은 ‘정-정-정’
정운찬 국무총리(가운데)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왼쪽), 정정길 대통령실장(오른쪽)이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회의를 열기에 앞서 손을 잡고 있다. 주호영 특임장관(뒷줄)도 참석했다. 전영한 기자
정부와 한나라당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취임 이후 첫 고위당정회의를 열어 세종시 대안 마련을 연내에 마무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내전(內戰)의 불씨가 꺼졌다고 예단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 모두에서 세종시 갈등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당정청 세종시 합심

정 총리는 고위당정회의에서 “내년 1월 말까지 최종 대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업 일정을 앞당기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청와대는 총리와 당의 방침을 충실히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국론분열이나 사회갈등으로 치닫기 전에 좋은 대안과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이날 국회 원내교섭단체 정당 대표 라디오연설에서 “행정부처를 서울과 세종시로 나눠놓는 것은 국가운영 면에서 비효율적이고 낭비”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충청지역으로의 수도 이전이 심심하면 정치적 이슈로 등장해 충청도민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는데 무책임한 정치적 계산 과정에서 충청도민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응어리는 점점 더 커지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 의장인 권태신 총리실장은 이날 고위당정회의에서 현행 세종시특별법에는 토지 원가 공급, 규제 완화, 세금 감면 등 이전 기업에 대한 지원 근거가 없어 자족기능 보완을 위해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 친박 중진 “공방 자제하자”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선 친박 중진들이 먼저 세종시 공방을 자제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친박계 4선 중진인 이경재 의원은 이날 “조마조마하다.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 서로 자극하지 말고 휴전해야 한다”며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 기대를 부풀리는 논의는 금물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다른 친박계 중진들도 가세했다. 4선의 이해봉 의원은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 모두 입을 닫아야 한다”고 했고, 4선의 김영선 의원도 “세종시 이외에 다른 지역의 발전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당내 세종시 특위에는 친박계인 이계진 의원 외에도 또 다른 친박계 인사 1, 2명이 추가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친박계 송광호 최고위원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문제를 거론한 뒤 10·28 충북 보궐선거에서 말도 안 되게 참패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이 직계인 백성운 의원은 “차기 선거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도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 박 전 대표 “주 장관 만났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 참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며칠 전 (주호영 특임 장관으로부터) 만났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와서 국회에서 잠깐 만났다”고 말했다.
▶본보 11일자 A1면 참조
李대통령, 박근혜 前대표에 논쟁중단 요청

박 전 대표는 이어 “(주 장관이) ‘세종시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내년 초까지 대안을 만들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제 입장은 이미 밝혔고 할 말은 이미 다했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주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시인했다.

주 장관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있던 3, 4일경 박 전 대표를 만나 “세종시와 관련한 정부안을 최대한 빨리 만들 테니 이 안이 나올 때까지 참고 지켜봐 달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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