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철책 뚫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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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혐의 수배 30대男, 고성 분계선 통해 월북
2004년에도 철원 뚫려… 軍 “경계상황 조사중”

남한 주민 1명이 26일 동부전선 강원 고성군의 군사분계선(MDL)을 뚫고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남쪽에서 철책을 뚫고 입북한 것은 2004년 10월 30대 남자가 강원 철원군 육군 모 부대의 전방관측소(GOP) 3중 철책을 절단하고 MDL을 넘어간 사건 이후 처음이다. 민간인이 별다른 제지 없이 남측의 최전방 철책을 절단하고 입북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군의 전방 경계태세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남한 주민 강동림 씨(30)가 26일 동부전선 MDL을 넘어 자진 월북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남조선군 22사단에서 근무한 강 씨는 ‘복무 중 여러 차례 공화국 북반부를 동경해 의거하려 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그는 자기의 염원이 실현된 데 대해 기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전방지역의 군사분계선을 정밀 점검한 결과 동부전선 22사단에서 철책이 절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철책이 뚫린 곳은 고성군의 최전방 지역으로 철책이 가로 30cm, 세로 40cm 크기로 절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군사분계선 남쪽 3중 철책 중 남쪽 맨 아래쪽의 철책이 절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른 2개 철책도 비슷한 크기로 절단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강 씨가 2001년 9월 18일부터 2003년 11월 10일까지 22사단에서 GOP의 기관총 사수로 근무했으며 올해 9월 폭행사건으로 지명 수배돼 경찰에 쫓기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부대 위치와 철책 상황을 잘 아는 강 씨가 철책을 자르고 북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도 “북측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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