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거” 표현… 송환않고 정치적 이용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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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월북한 강동림 씨의 신병을 어떻게 처리할까. 북한 지도부는 1990년대까지는 월북자 대부분을 받아들여 체제 선전에 활용해 왔으나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좋아지자 대체로 월북자들을 조사 후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또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인물인지를 철저히 따져서 잔류냐 송환이냐를 결정해 왔다.

월북인지 납북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은 1997년 북한에 간 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과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고문, 최고인민회의 제11기 및 12기 대의원(현재)을 역임했다. 주한 미8군 군속으로 일하다 2004년 월북한 김기호 씨(64)에게는 평양에서 성대한 환영집회까지 열어줬다.

하지만 생활고나 범죄를 이유로 한 도피성 월북자는 추방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6월 국내에서 카드빚에 쫓겨 밀입북한 박모 씨(44)와 2003년 3월 빨치산 출신 아버지를 찾겠다며 월북한 50대 남자는 중국으로 추방됐다.

이런 전례에 근거하면 이번에 월북한 강 씨는 남한에서 수배 상태였으므로 추방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이 강 씨의 월북을 하루 만에 신속하게 보도하고 ‘의거(義擧)’라는 표현을 쓴 점 등을 감안하면 북한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 씨를 돌려보내지 않고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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