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갔다온 원자바오 ‘그랜드 바겐’ 힘 실어줄까

  • 입력 2009년 10월 1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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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한중일 정상회담

中, 김정일 의중 전달 가능성
3국 정치적 신뢰 강화 바탕
녹색성장-G20 공조 논의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정상회담에선 3국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성명 도출,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지원, 녹색성장 공조방안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된다. 하지만 9일 열린 한일 양자회담에 이어 이날 3국 정상회담을 관통하는 핵심 안건은 무엇보다 북한 핵문제 해법을 위한 공조방안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북핵 해결 ‘그랜드 바겐’ 합의 주력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양자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한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구상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3국 회담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동의와 이해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 총리와의 양자회담을 통해 중국의 공감대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 만나 그랜드 바겐 구상을 직접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선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온 원 총리가 아직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북한의 상황이나 6자회담 참여 가능성 등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체제의 특성상 획기적인 발언이나 즉각적인 협조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원 총리의 방북 이후 북한에 대규모 경제협력 등을 제안하며 북핵 해법의 주도권을 다시 확인 받고 있는 만큼 이 문제에서 한국과 견해차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한중일 3국 신뢰와 협력 강화

일본 아사히신문은 9일자로 3국 정상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하는 정신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자”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 원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1999년에 처음 열린 점을 고려해 ‘한중일 협력 10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성명’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기념성명은 최근 10년간 3국의 관계와 관련해 “정치적 신뢰가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상호존중과 평등, 공익, 개방성, 투명성, 다양한 문화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고위급 정부 간 접촉과 안보 관련 당국자 간 교류와 협력 강화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구온난화 대책과 금융위기 및 재해 대책에도 적극적으로 공동 대처하자는 내용이 공동성명에 들어간다.

하토야마 총리가 주창하는 동아시아공동체 구상과 관련해서는 3국이 이미 동아시아 발전을 위해 협력해왔다는 점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 정례적인 협의체로 격상 추구

한중일 정상은 1999년 ‘아세안(ASEAN)+3국 회의’ 때 일종의 ‘번외 경기’로 모인 뒤 올해까지 10년째 회담을 열어오고 있다. 2007년까지는 3국 이외 국가의 정상들과 대규모 회의가 있을 때 별도로 회동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처음으로 3국 정상회담만을 위해 만났다. 이번 회담은 별도로 개최되는 두 번째 회의다. 따라서 3국은 이번 모임을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담을 정례적인 협의체로 격상시킨다는 방침이다. 내년 3차 한중일 정상회담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밖에 정부는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G20 회원국인 중국과 일본의 협조와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상들은 또 녹색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상이 제안한 ‘한중일 공통 교과서’ 도입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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