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봉자 선발 어떻게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충성도-직업-건강 고려
평양 거주자 우선 선정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선발은 노동당 대남사업조직인 통일전선부에서 주관한다. 북한이 선발하는 대상자는 비교적 좋은 환경과 교육을 받아온 사람이 많은 평양에서 50% 이상을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나머지는 각 도에 인원을 할당한다. 북한에서 노동당 간부를 양성하는 공산대 교수로 재직하다 탈북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이산가족 사업 담당자를 교육하면서 관련 내용을 알게 됐다”면서 “지방 이산가족 선발사업은 2002년부터 도당 조직부 간부과가 담당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도당은 충실성, 직업, 신체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봉 대상자를 뽑는다. 북한은 신임할 수 있는 월북자들을 남한 각 지역간부로 임명해 왔다. 남한의 이북5도청과 유사한 방식이다. 처음에는 이들 중에서 많이 뽑혔지만 최근에는 월북자 대다수가 사망했기 때문에 북한이 고향인 주민들이 많이 뽑히고 있다. 남측이 보낸 요청자 명단 중에서도 평양 거주자가 우선적으로 뽑힌다. 지방 거주자들 중에는 잘나가던 사람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일반적인 영양상태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납북 어부처럼 남북 체제를 비교할 수 있는 ‘요시찰 인원’ 선발은 몇 배로 신중할 수밖에 없으며 돌발행동이나 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서지 않고서는 내보내지 않는다.

선발된 상봉 대상자들은 행사 보름 전에 평양에 올라와 고려호텔이나 양각도호텔 등에 머무르며 평양 시내를 둘러본다. 마사지와 머리단장도 받고 옷도 단체로 맞춰 입는다. 특히 상봉 3, 4일 전엔 남측 가족을 만났을 때 지켜야 할 절차, 각종 돌발질문 대처법, 우상화 및 체제선전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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