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때문에…” 날세운 여야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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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민주 “인준 반대” 당론으로 결정
선진-민노-진보신당도 반대 방침

與… “盧정권때도 후보자 모두 임명
‘반대위한 반대’ 중지하고 협조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 관련 의혹이 대부분 해명된 만큼 인준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민주당 등 야당은 “정 후보자는 부적격 인사”라며 인준 반대를 선언했다.

○ 민주당 “인준 반대” 결정

민주당은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정 후보자 인준을 당론으로 반대키로 결정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24일 예정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에서는 정 후보자의 경과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기로 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 표결을 할 경우에 대처하는 전략도 논의하기로 했다. 반대표를 던지거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항의 표시를 한 뒤 단체 퇴장하는 방안, 실력저지 등 다양한 대응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대 총장을 지낸 학자 출신 후보자의 가장 큰 장점은 도덕성과 국민의 신뢰, 존경이다. (청문회에서 불거진) 도덕적인 하자를 갖고 임용된다 한들 정상적인 총리로서의 행동이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자진사퇴 34.1% △지명철회 19.2% △국회 부결 13.9% 등으로 부적격 의견이 65%를 넘었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은 인준 반대 방침을 밝혔고 창조한국당도 정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 후보자를 포괄적 뇌물수수죄 등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은 신중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법률대응이 자칫 정치공세라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한나라당 “총리 임명 문제없다”

한나라당은 정 후보자의 총리 임명에 문제가 없는 만큼 야당에 대해 “인준 절차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몽준 대표는 23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정 후보자만큼 우리 경제와 사회에 관심을 많이 갖고 연구한 분도 없다.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국가발전에 필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중지하고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임명 절차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 임명된 36명의 인사청문회 대상자와 제기된 의혹을 공개하며 당시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보자가 모두 임명됐다고 맞불을 놓았다.

국무위원 후보자였던 장병완 김병준 김명곤 김우식 전 장관과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에게는 도덕성 논란이 있었으나 모두 임명됐다는 것이다. 조해진 대변인은 “지금 야당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지난 정부에서 고위직을 임명할 때도 나왔던 사항”이라며 “총리직이나 국무위원직을 수행하는 데 큰 하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상수 “9부2처2청 세종시 이전해야”

한편 안 원내대표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9부 2처 2청’의 정부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에게 약속한 것처럼 원래대로 (정부부처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9부 2처 2청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농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가족부 환경부 노동부 국토해양부(9부), 국가보훈처 법제처(2처), 국세청 소방방재청(2청)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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