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발의법안 가결률 고작 5% 불과

  • 입력 2009년 9월 16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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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실제 법으로 안착할 확률은 약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6일 18대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사이트의 ´국회개원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의원발의 법안 및 처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18대 국회 개원 이후 올해 8월 31일까지 18대 국회의원 법안 발의 건수는 총 4599건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가결건수는 203건으로 의원 발의 전체건수의 4.85%에 머물렀다.

이는 전체 가결률이 21.14%였던 17대 국회때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있는 수치다.

경실련은 이같은 저조한 가결률을 발의건수의 폭발적인 증가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17대 국회 4년 동안의 의원 발의 건수는 총 5728건이었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1년여 만에 이미 지난 해 전체 의원발의의 73.07%에 육박하는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회의원 1인당 1년여 동안 무려 13.68건을 발의한 셈이다.

법안 발의 건수가 많은 의원들을 살펴보면 이명수 의원(자유선진당/121건), 김종률 의원(민주당/101건), 임두성 의원(한나라당/100건) 등이 100건 이상을 발의해 상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양이 많다고 질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라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경실련은 "발의한 법안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법안 정비와 관련된 발의 건수만 많았을 뿐 건수에 상응하는 질 높은 법안을 발의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 이유에 대해 "동일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 수개의 법안 일괄 제출하는 등 단순히 실적높이기 차원의 발의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법안들의 대부분은 1~2개 조항을 단순하게 고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법안 정비의 성격이 강한 법안들이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알맹이는 없고 건수만 올리려는 발의 홍수가 낮은 가결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의원입법의 입안 과정을 정부 입법 절차와 같이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기까지의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실련은 이같은 발의 홍수 속에서도 실질적으로 1건도 발의 실적이 없는 의원 5명을 공개했다.

명단에 오른 이들은 이상득, 이영애, 정의화, 조순형, 현경병 의원 등 5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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