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방 협상 뒷얘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체류는 20여 시간에 불과했지만 그 이면에는 무려 넉 달에 걸친 양국 관계자들 사이의 끈질긴 줄다리기 협상 과정이 있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4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설명을 토대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결정에서 석방에 이르는 막후 협상의 전모를 전했다. 북한은 3월 여기자 억류 이후 협상 과정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목해 그의 방북을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여기자가 소속된 미국의 케이블방송 ‘커런트TV’를 소유한 앨 고어 전 부통령도 여기자 가족과 미국 정부 사이에서 연락 역할 등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버락 오바마 정부 당국자들에게서 여러 차례 브리핑을 받았으며 방북 직전인 1일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워싱턴 자택에서 브리핑을 들었다. 그의 방북이 개인적 차원의 성격만 띤 것이 아님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두 여기자의 석방을 위한 전기는 7월 중순 북한 당국이 허용한 여기자들과 가족간의 전화 통화에서 마련됐다. 이들은 가족과의 통화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한다면 자신들을 풀어줄 용의가 있다는 북한 측의 의사를 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