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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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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입 경위-금전거래… 野 집중공세에 “송구스럽다”
“피의사실 공표 피해 줄일 것”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천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위장전입과 고가(高價)의 서울 강남 아파트 매입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천 후보자가 24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아니라고 두둔했다.
천 후보자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자녀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바로 “네, 인정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천 후보자는 1998년 4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에 살다 같은 해 5월 20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다. 이어 27일 만인 같은 해 6월 16일 다시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 여의도동과 압구정동에 각각 위장전입을 한 것이다. 이 중 여의도 아파트는 최근 천 후보자가 강남구 신사동 아파트를 살 당시 3억 원을 무이자로 빌린 처형 김모 씨가 살던 아파트였다. 당시 천 후보자의 아들은 전산추첨으로 배정된 서초구 S고교에 입학했다 영등포구 Y고교로 전학한 뒤 다시 천 후보자가 주소지를 옮긴 강남구 H고교로 옮겼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부동산투기 목적이 아니라 자녀의 학교적응 문제로 부득이하게 옮기게 됐다”고 주변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후보자가 4월 강남구 신사동 아파트를 28억7500만 원에 사면서 지인과 친인척, 금융기관에서 모두 23억5000만 원을 빌린 것도 논란이 됐다. 천 후보자가 지인인 모 유통회사 사장 박모 씨로부터 15억5000만 원을 빌린 것과 관련해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검사윤리강령 위반 아니냐”고 다그쳤다. 한나라당 홍영표 의원은 “몇천만 원 빌리기도 힘든 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천 후보자는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몸을 낮췄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자체 입수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천 후보자와 박 씨가 2004년 8월 9일 부부 동반으로 골프채를 갖고 해외로 출국했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자 부인이 면세점에서 산 물품 명세도 공개됐다. 천 후보자는 “여름 휴가철이어서 같은 비행기를 탔는지 모르겠지만 부부 동반으로 골프 여행을 다니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가 수사한 사건의 무죄율이 높다는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의 지적에 천 후보자는 “앞으로 중수부가 수사할 만한 수사대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직접 수사할지 말지 등 운용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같은 당 이주영 이한성 의원이 피의사실 공표기준의 개선방안을 묻자 천 후보자는 “공익과 관련된 부분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부득불 공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느 한쪽의 인권이 일방적으로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