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평양 비운채 미사일 지휘?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4∼6월 함남-강원 방문 잦아
한달이상 현지 체류 가능성

북한이 올해 4월 이후 각종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주로 함경남도와 강원도 등에 머물며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시설 인근 지역을 집중적으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4월 4일 평양대극장 방문부터 7월 1일 함흥 반도체공장 방문까지 모두 42건의 김 위원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했다. 이 중 구체적인 방문지역이 파악된 26건 가운데 함경남도가 10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평양을 포함한 평안남도와 강원도가 각각 5건, 자강도 3건, 함경북도 1건 등이었다. 특히 평안남도 방문은 주로 4월 초에 이뤄졌고, 4월 26일 강원 원산시 원산농업대학을 방문한 이후 김 위원장은 강원도과 함경남도에 있는 특각(전용 별장)에 장기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나 강원도 지역에서 평양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 이상 원산 등 동해에 인접한 지역의 특각을 거점으로 삼아 주변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특각은 강원 원산시의 원산별장, 함경남도 낙원군의 72호 별장, 함경남도 흥남시의 37호 별장 등이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4월 5일 장거리 로켓 발사 장면을 위성관제종합지휘소(평양 또는 인근 추정)에서 지켜봤다고 보도했고 5월 25일 2차 핵실험(함북 길주군)과 7월 4일 미사일 7기 발사(강원 깃대령) 직전에는 각각 인근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보도했다. 5월 말에는 김 위원장이 함남 방문을 마친 뒤 돌연 평안남도 안주시의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를 방문해 그가 인근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새 미사일기지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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