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의원은 호남지역의 율사 출신 우윤근 의원을 여러 차례 접촉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율사 출신이 될 확률이 높은 만큼 우 의원이 최적”이라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강래 의원은 서울에 지역구를 둔 전병헌 의원에게 수석부대표를 맡기기로 했다고 한다. 동료 의원들에게 사실상의 러닝메이트로서 수석부대표를 미리 선보임으로써 한 표라도 더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현재 민주당 의원은 모두 84명. 이 중 이광재 정국교(구속) 이용삼(와병) 의원을 제외하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의원은 81명이다. 이번 경선에선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선두주자가 뚜렷하지 않다. 따라서 과반수 득표(41표)자가 없어 결선투표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선투표에서도 불과 몇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후보를 내지 않은 충청권(8명)과 지역별 경쟁구도에 얽매이지 않는 비례대표(14명) 의원들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8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오제세 의원(충북 청주 흥덕갑)의 아들 결혼식에는 경선 후보들이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일인 15일 외국 출장을 가려던 비례대표 송민순 전혜숙 의원은 “출장을 미루고 꼭 투표를 해줘야 한다”는 후보들의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선거 열기만큼이나 거창한 공약도 등장했다. 이종걸 이강래 의원은 임기 중에 당 지지율을 각각 30%대와 25%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김 의원은 예비내각제(섀도캐비닛)를 도입해 분야별 예비장관을 임명하겠다고 공약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박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잘할 것’이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DJ 후광’을 동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