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간 DJ-소환될 盧…빛바랜 재보선 영향력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호남지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한마디가 지닌 무게감은 대단하다. 하지만 이번 4·29 재·보궐선거에선 김심(金心·김 전 대통령의 의중)의 영향력이 별로 크지 않았다는 얘기가 많다.

김 전 대통령은 23일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방문길에 “무소속 후보 한두 명이 당선돼 복당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덕진과 완산갑의 정동영, 신건 후보가 ‘무소속 연대’를 꾸려 본격적인 민주당 공략에 나선 터라 민주당은 즉각 이 발언이 민주당 지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완산갑에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지원 의원을 급파해 “김심은 민주당에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김심 동원은 이번 선거전에서 그다지 먹히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민주당은 덕진은 물론이고 완산갑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이광철 후보가 ‘친노무현 인사’란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김심의 위력이 예전과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인 인천 부평을에서 한나라당이 ‘여당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민주당에 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검찰 소환조사가 재·보선 바로 다음 날로 잡히면서 오히려 ‘표적 사정론’을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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