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국, 기준 설정자로 성장하고 있다”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李대통령 임정90주년 기념사… 中-美서도 기념식 열려

해외에 안장돼 있던 애국선열 6인의 유해 봉환식 및 제9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이 13일 잇따라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유해 봉환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태극기를 헌정한 뒤 남산 백범광장으로 옮겨 기념식에 참석했다.

유해가 봉환된 애국선열은 미국에서 교포권익단체인 공립협회를 창립한 송석준, 조선의용대 미주후원회를 조직한 최능익, 대한인국민회 지방의회 의장을 지낸 장용호, 중국에서 임시정부의 외무부 정보과장을 지낸 이정호, 광복군 총사령부에서 활동한 정명, 3·1운동에 참가한 김백평 선생 등이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일제가 만든 호적을 거부해 ‘무국적자’로 남아있던 독립유공자 62명 가운데 단재 신채호 선생 등 5명의 후손들에게 가족관계등록부를 전달했다. 나머지 57명의 가족관계등록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유족 등에 전달됐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국호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민주공화제의 틀을 만들어 광복 이후 건국의 토대를 마련해 줬다”며 “임시정부는 실로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요, 정신적 토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헌법에 명시된 대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성취하고 선진일류국가를 향하여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며 “9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질서를 선도하며 변화, 발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이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미를 특별히 강조한 것은 현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외면한 채 건국 역사에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공헌을 항구적으로 기리기 위한 위패봉안시설을 새로 건립해 2만여 독립유공자의 위패를 모실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국가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과를 설명한 뒤 “대한민국은 국제기준의 일방적 적용대상국(rule-taker)에서 국제기준의 능동적인 기준설정자(rule-maker)로 성장하고 있다”며 “광야에서 외롭게 외쳤던 우리의 함성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메아리로 바뀌었다”고 자평했다.

한편 이날 중국 충칭(重慶)의 엠파크그랜드호텔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옥스퍼드팰리스호텔에서도 교민과 유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각각 거행됐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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