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美 향해 핵무기 쓰지 못할것”

  • 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美 국가정보국이 보는 北

김정일, 건강 많이 호전

중요한 결정 직접 내려

우라늄 농축 계속 진행

핵기술-장비 판매 우려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장(사진)은 12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좋아져 중요한 결정은 직접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블레어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김정일이 지난해 8월 뇌중풍(뇌졸중)으로 몇 주 동안 움직이지 못해 활발한 통치를 할 수 없었지만 최근의 공개적 활동은 건강이 매우 좋아졌음을 시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보 당국은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평양은 핵무기를 전쟁보다는 억지력, 국제 지위, 강압적 외교수단으로 보는 것 같으며 핵무기 사용은 제한된 상황에서만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

이어 블레어 국장은 “북한이 군사적인 패배에 직면했다고 판단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통제력 상실의 위험에 직면했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미군이나 미국 본토를 겨냥해 사용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

핵 확산 위험성에 대해 블레어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 및 핵물질보다는 핵기술이나 덜 민감한 장비를 판매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블레어 국장의 이런 언급은 10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지난번 북한이 실험한 미사일은 몇 분밖에 날지 못했다”며 북한의 능력을 평가절하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강경파와 일부 언론이 “북한의 핵미사일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를 위협할 수 있다”며 북한의 위협을 과장했던 것과 대비된다.

한편 블레어 국장은 이날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경제위기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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