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에서 전화 안오나?…與의원 상당수 입각 기대

  • 입력 2009년 1월 19일 02시 58분


선거 없는 올해 ‘경력관리 적기’ 판단

일부 중진 “자리만 꿰차려 하나” 비판

요즘 한나라당엔 이르면 설 전에 단행될 개각을 통해 장관이 되기를 바라는 의원이 적지 않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개혁을 본격화하고 정무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여당 인사의 입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경력 관리’를 위해 내각의 자리를 엿보는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당내에서 자천타천으로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홍준표 장윤석(법무부) 임태희 이한구 서병수 최경환(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김무성 허태열 안경률 의원(행정안전부) 등이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개각을 당장 하지 않으려면 2월 국회 이후에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시기까지 제시한 상태다. 쟁점 법안 처리 이후 자신의 거취와 무관하지 않은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입각 가능성이 있는 일부 의원은 청와대 측 기류에 밝은 인사를 만날 때면 “아직 연락이 없는데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2배수에 누가 들어 있느냐”며 개각 관련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몸이 달아 있다. 이들이 낮에는 지역구 관리를 하고 밤에는 청와대 관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이들 의원이 개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번이 입각을 위한 가장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각 부처의 미숙한 정책 운용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어서 정치인 입각에 대한 거부감이 높지 않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내년부터는 지방선거와 총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이 예정돼 있어 행정부에 몸담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시장이나 도지사에 나갈 의원들의 경우 내년에는 장관직을 준다고 해도 사양할 것”이라며 “이번이 행정 경험을 쌓고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일부 의원이 장관직을 마치 의원직 외에 덤으로 받는 자리로 이해하는 것 같다”며 “나라 망하는 줄 모르고 자리만 꿰차려 한다”고 비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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