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눈에는 눈” 맞불

  • 입력 2009년 1월 14일 03시 02분


13일 민주당의 ‘국회 유린 및 야당 탄압 저지 대책위원회’에서 문학진 의원(가운데)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출입문을 해머로 내리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집에 도둑이 들면 집주인으로서 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몽둥이도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13일 민주당의 ‘국회 유린 및 야당 탄압 저지 대책위원회’에서 문학진 의원(가운데)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출입문을 해머로 내리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집에 도둑이 들면 집주인으로서 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몽둥이도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與 ‘폭력의원 사퇴안’ 추진에 “與의원 10명도 물러나라”

고발된 문학진-민노 이정희 의원 측 “경찰 소환 불응”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상대방 의원들에 대해 서로 사퇴 촉구안을 제출하기로 결의하는 등 ‘법안 전쟁’ 후에도 여야 싸움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13일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등 한나라당 외통위원 10명 전원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회 폭력사태의 원인이 지난해 12월 18일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단독 상정한 데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9일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 172명 전원 명의로 국회 외통위 사무실 앞에서 폭력을 행사한 민주당 문학진 의원과 강기정 의원 등 야당 의원들에 대해 사퇴 촉구 결의안을 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퇴 촉구 결의안 제출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19일 박 위원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이미 고발한 상태다.

민주당은 13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국회 유린 및 야당 탄압 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한나라당과 국회사무처가 야당 의원들의 외통위 회의실 출입을 막은 것과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 농성 해산 과정에서 경찰을 투입한 의혹 등을 풀기 위한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FTA 비준동의안 상정 과정에서 외통위 회의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민주당 최규식 의원을 위원장실에 감금했던 한나라당 의원 및 보좌관, 국회 방호원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문학진 의원 등 사퇴 촉구 결의 대상 4명을 고발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아울러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강제 해산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서도 폭행 가해자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통위 사건 당시 해머를 휘둘러 한나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문학진 의원은 13일 경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집에 도둑이 들면 집주인으로서 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몽둥이도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고발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도 측근을 통해 “어떤 조사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야당 의원들이 수사기관에 출석하지 않는 상태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상대로 사퇴 촉구 및 고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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