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 미묘한 기류

  • 입력 2009년 1월 2일 03시 00분


한나라 “죄질나쁜 사람과 상대안해”

민주 “국회운영에 유리” 내심 반겨

새해부터 선진과 창조의 모임의 원내대표가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사진) 대표로 바뀌면서 여야의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원내대표 교체는 여야의 쟁점 법안 협상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지난해 8월 5일 공동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지난해는 권 원내대표가, 올해는 문 대표가 원내대표를 각각 맡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문 대표가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편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1일 기자와 만나 “죄질이 나쁜 공천헌금 문제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회기까지는 권 대표가 계속 협상을 하는 게 좋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반응은 그동안 권 원내대표가 여야 대치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을 비교적 잘해 왔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원내교섭권이 보수 성향이 강한 선진당에서 진보 성향의 창조한국당으로 넘어가면 국회 운영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약속대로 하면 된다”는 얘기지만 선진당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정치권에 입문해서 많이 유연해졌다”며 “이회창 총재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18 대 2라는 교섭단체 내 인원 비율을 이유로 창조한국당이 대표성을 갖는 데 난색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표가 당장 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에 참여해 교섭권을 행사할지는 이날 오전 권 원내대표와의 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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