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北 근로자는 3480명 늘렸다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북한, 개성공단 南 상주인원 4100 → 880명으로 줄이더니…

지난 10월 ‘통행차단’ 시사이후 70일 동안

‘12·1’ 南인력 철수 맞춰 면밀히 계획한듯

‘자본주의 확산 막고 돈벌이는 계속’ 속셈

북한이 이달 1일부터 개성공단 내 남측 상주인원을 4100여 명에서 880명으로 줄이고 남북경협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를 폐쇄한 대신 북측 근로자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공단 내 북측 근로자는 모두 3만7168명으로 북한이 육로 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12·1조치)하기 전날인 11월 30일의 3만6618명보다 550명이 늘었다.

또 북한이 10월 2일 개성공단 통행 차단 조치를 처음 시사하기 직전인 9월 말(3만3688명)과 비교하면 두 달 열흘여 만에 3480명이 늘어났다. 10월 말(3만5375명)에 비해선 1793명이 증가했다.

정부 당국자는 “불필요한 남측 인력의 상주 및 통행은 제한하되 기업의 생산 활동은 유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통계”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을 통한 자본주의 사상 및 대남 의존심리 확산 등 북한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되는 부작용은 최대한 줄이고 경제적 이득은 늘리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남측 기업들이 인력 증원을 요구하면 사상적으로 동요하지 않을 인력들을 훈련시켜 공급해 왔기 때문에 최근 인력 증가는 12·1조치와 동시에 면밀히 계획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11월 24일 12·1조치를 발표하면서 “향후 개성공단과 남북관계는 남측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혀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북한이 대남 강경 조치를 잇달아 취하면서도 개성공단에 북측 근로자를 투입해 온 것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경제 전문가는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낮추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는 2006년 11월 처음으로 1만 명을 돌파해 지난해 10월 2만 명, 올해 7월 3만 명을 넘어섰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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