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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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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삭감규모 ‘2000억원 차이’ 못좁혀
金의장 “합의 안돼도 시한내 처리” 강경
오늘 양당 지도부 최종협상에 실낱 희망
내년 예산안과 주요 감세(減稅) 법안 처리 합의 시한을 하루 앞둔 11일 여야는 예산안 삭감 규모를 놓고 밤늦게까지 막바지 협상을 했지만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세 차례 만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협상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김형오 국회의장은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한 마감 시한인 12일에 여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직권상정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과 감세 법안이 12일 예정대로 처리될지 주목된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기획재정위를 통과한 감세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노동당이 회의장을 점거해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법사위는 12일 오전 10시에 관련법을 상정할 계획이지만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민노당이 11일 오후 11시경부터 회의장을 다시 점거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도 SOC 예산 삭감 규모 등을 두고 여야 간 이견으로 파행됐다.
민주당은 당초 SOC 예산 3조 원 삭감을 주장하다 김 의장의 직권상정 강행 의지에 밀려 ‘1조 원 삭감’이라는 양보안을 내놨다. 한나라당도 삭감 규모를 5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늘려 제시했다.
한나라당의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묻기 위해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많은 의원이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성토했다.
의원들은 “지금은 삭감 금액을 논할 때가 아니라 증액 규모를 부각시켜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한나라당에 질질 끌려 다니느라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 “포항 관련 예산과 하천 예산 등 3조 원 삭감을 다시 주장해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고심 끝에 이날 오후 10시 한나라당에 ‘8000억 원 삭감’ ‘내년 추가경정예산에 복지 예산 2조 원 반영’이라는 수정안을 다시 내놓았다.
하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8000억 원을 계속 주장하려면 (회의장에서) 나가라. 8000억 원은 도저히 정부에서 받아줄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해 협상은 깨졌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삭감 규모가 6000억 원을 넘으면 전체 SOC 사업의 틀을 모두 흔들어야 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양당 지도부는 12일 오전 10시 다시 모여 마지막 논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6000억 원 삭감’에서 더 물러날 순 없다는 태도를 고수할 방침이어서 6000억 원 선에서 감액 규모가 타결되거나 합의가 완전히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민주당이 예결특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여야 간 물리적 충돌도 예상된다. 이날 협상이 불발됨에 따라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도 열리지 못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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