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쟁예비물자 49% 2510억에 인수

  • 입력 2008년 10월 7일 02시 57분


한국 정부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한국군 탄약고에 비축하고 있는 미군 전쟁예비물자(WRSA·War Reserve Stocks for Allies)의 49%를 이양받기로 미 측과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미국이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WRSA 프로그램의 폐기를 한국에 공식 통보한 이후 5년간에 걸친 이양 협상 작업이 사실상 완료됐다.

한미 양국은 18일(한국 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0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WRSA 이양 합의안을 공식 발표한 뒤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WRSA 이양 관련 협상을 벌인 결과 한국에 비축된 WRSA 총 52만5000t 가운데 25만9000t을 한국이 이양 받기로 최종 합의했다.

정부 소식통은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비해 우리 군 전력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성능이 검증된 탄약과 장비, 물자들을 골라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부담할 WRSA의 인수비용은 약 2510억 원이고, 이양받기로 한 WRSA는 100여 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물량은 주한미군이 소모하거나 미 측이 한반도에서 반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부담할 WRSA 인수 비용은 현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미국 측이 해외로 반출하는 WRSA의 운송 용역을 제공하는 걸로 대체하기로 한미 양국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RSA 물량 가운데 확산탄(Cluster Munitions)은 대북 억지력 유지 차원에서 2018년까지 한국에 보관한 뒤 2019∼2020년 한반도에서 반출하기로 합의했다.

확산탄은 공중에서 투하된 포탄 속에 들어 있는 수십∼수백 개의 자탄(子彈)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최대 1km²를 초토화시키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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