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간부 누구라도 北포섭대상”

  • 입력 2008년 8월 29일 03시 03분


곤혹스러운 국방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28일 탈북 위장 여간첩 사건과 관련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군 수뇌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영한 기자
곤혹스러운 국방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28일 탈북 위장 여간첩 사건과 관련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군 수뇌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영한 기자
군수뇌 간첩사건 긴급 대책회의…

“군내부 침투 불순세력 실태 파악”

탈북 위장 여간첩 사건과 관련해 이상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는 28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군내 방첩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장병 대적관 확립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군 수사당국은 군내에 침투한 간첩 및 군 기밀 유출세력에 대한 전면적 실태 파악과 함께 혐의가 짙은 인물들의 색출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북한이 지금도 변함없이 대남 혁명역량을 강화하고 우리 사회 내부 깊숙이 전개(침투)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군 간부 누구라도 저들의 포섭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현역장교가 여간첩의) 수상한 점을 포착하고도 이에 동조한 것은 분명한 이적 행위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군 장병은 이번 사건의 실체를 확실히 인식하고 대적관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발언은 여간첩 사건으로 드러났듯 북한의 간첩이 군 내부에까지 깊숙이 침투했으며, 군 안팎의 대공 방첩 의식이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는 이 장관과 김태영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기무사령관 등 국방부와 군 수뇌부 10여 명이 참석했다.

군 고위관계자는 “군 당국은 이번에 적발된 여간첩 외에도 군 내부로 침투해 암약하는 간첩이나 그 사주를 받은 불순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기무사 등을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무사는 방첩 분야의 인력 조직을 확충해 군내 간첩 및 불순세력 혐의자에 대한 내사와 감시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기무사 고위관계자는 4월 기자간담회에서 “간첩 몇 명이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는 만큼 검거를 위한 방첩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전 장병을 대상으로 대대장급 지휘관이 주관하는 특별 정신교육을 실시해 위장간첩의 남파 및 군대 침투 사례를 알리고 간첩 등 불순세력 발견 시 신고 관련 법규를 자세히 소개하기로 했다.

또 북한이 국내보다 포섭 공작이 용이한 해외 근무 장병들을 대상으로 간첩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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