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기파 폭탄에 무방비”

  • 입력 2008년 7월 24일 02시 49분


전자장비 마비시켜 ‘경제 재앙’ 부를수도

하원 군사위 ‘北 - 이란 개발 가능성’ 경고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전자기파(EMP·Electro-Magnetic Pulse) 무기에 관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요 인프라가 북한이나 이란 같은 미국의 잠재적인 적국이나 테러리스트들의 (EMP 공격) 위협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MP 무기는 핵폭탄처럼 폭발 시 생기는 엄청난 위력의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통신망, 전기 및 전자장비, 컴퓨터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무기.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적지만 재앙에 가까운 경제적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10일자로 발간된 이 보고서는 “지표면 40∼400km 상공에서 핵탄두가 폭발해 고고도 전자기파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미국 내 주요 전기·전자 인프라가 방해받거나 파괴될 수 있다”며 “미국 사회를 재앙에 빠뜨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위협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핵무기는 전략폭격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이용해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격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EMP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필요가 없고 상대적으로 저급한 수준의 핵무기를 이용해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보고서는 특히 제임스 신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하원 군사위에서 중국이 대만에 EMP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며 “북한과 이란 역시 미국을 위협하는 능력을 개발하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원 군사위 로스코 바틀렛 의원도 10일 “러시아가 m당 200kV의 전자기파를 생성하는 ‘슈퍼 EMP’를 설계했고 러시아와 중국, 파키스탄 과학자들이 북한에서 (이를) 연구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EMP 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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