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격’ 종교계 불똥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남북합동행사 잇단 취소-연기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여파로 금강산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종교 행사가 취소되고 북한 지원 사업의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통일선교단체인 평화한국과 비전아카데미가 14∼16일 금강산에서 신도 36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할 예정이던 ‘제1회 금강산 비전캠프’는 11일 사건이 난 직후 무기한 연기됐다. 22∼24일과 다음 달 19∼21일로 각각 예정됐던 2, 3회 행사도 잠정 유보됐다.

평화한국 오일환 사무총장은 “언제 금강산 방문이 재개될지 알 수 없는 데다 참가 신청을 했던 신도들 사이에 신변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져 아예 신청을 취소하려는 분위기마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다음 달 15일을 전후해 금강산이나 평양에서 열 예정이던 남북연합기도회도 행사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남북연합기도회는 NCCK 등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6월 금강산에서 개최해온 정례 행사다.

NCCK 관계자는 “올해 초 북측이 ‘이번 기도회는 8월 중순에 하자’고 했기 때문에 늦어도 이달 13, 14일경에는 연락이 왔어야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다른 일정으로 현재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우리 측 관계자들이 이번 주말 귀국하면 행사 개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지원사업을 벌여온 종교 단체도 사업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불교 정토회 산하 국제구호단체인 JTS 김애경 사무국장은 “이달 안으로 북측과 접촉이 이뤄져야 7∼9월 많은 식량을 북한에 보낼 수 있는데 금강산 사건으로 남북 간 분위기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 인도적 차원의 민간지원 사업은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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