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재정, 경질 못시킬 사정 있었다”

  • 입력 2008년 7월 11일 03시 13분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0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 오찬을 하기에 앞서 박희태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0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 오찬을 하기에 앞서 박희태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李대통령-박희태 대표 회동… “정책 일관성 위해 불가피”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0일 박 대표 취임 이후 처음 회동해 개각과 친박(친박근혜) 복당, 민생문제, 남북관계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동은 대통령과 여당 최고위원들의 오찬 직후 청와대 별실에서 40분가량 진행됐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통령과의 회동 내용을 직접 공개했다. 회동에서 박 대표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유임에 대해 국민이 만족 못하고 있는 것을 잘 아시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이 대통령은 “(국민 반응은) 들어서 잘 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도 하차시키기에는 매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면서 “고심을 했지만 경제 정책의 일관성, 연속성을 가져오려면 조금 더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금 중도 하차시키면 정책에 단절이 생겨 오히려 국정에 차질을 빚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박 대표가 “왜 차관을 경질하는데 장관하고 같이 발표하느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발표 순서가 안 맞았다”고 인정한 뒤 “그것 때문에 장관 대신 차관을 바꾼 것 같은 인상을 줬지만 차관은 별도의 이유에 의해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차관의 경질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팀 내부와 재정·금융을 담당하는 기관의 협조 체제, 넓게는 재계까지 포함한 협조 체제 강화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설명.

박 대표가 친박 일괄복당 결정에 대해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좋은 결정을 하셨다”고 했다.

박 대표가 남북 관계 소통의 필요성을 얘기하자 이 대통령은 “소통의 필요성을 공감한다”며 “내일(11일) 국회에서 좀 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실 국회가 열리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여야가 합의해 열어 참 다행”이라며 “10조 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물가안정대책을 약속했는데, 국회가 열렸으니 국회에서 이를 뒷받침해주는 동의 절차를 밟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당-청 관계에 대해 박 대표가 “주례회동뿐만 아니라 필요하면 언제든지 면담 요청과 전화를 하겠다”고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물론이다. 자주 만나고 필요하면 긴밀한 협조를 해서 당-청이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는 신임 최고위원들이 당의 단합과 국정 뒷받침을 다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은 전했다.

■朴대표 ‘지구당 부활’ 시사

한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부에서 “지구당을 부활하되 정당이 돈 받는 것을 투명하게 하는 게 선진정당의 모습”이라며 지구당 부활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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