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방미단 “30개월 이상 수입금지 문서화 요청”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7분


美정부-의회에 협조 타진키로

9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한나라당 쇠고기 방미단이 미국 정부와 의회를 향해 우리나라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문서화와 같이 실질적인 대책을 협조 요청할 예정이어서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문단장인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은 6일 정부로부터 관련 브리핑을 받고 일정과 논의 내용을 조율했다. 윤상현 권택기 이달곤 의원 등 방문단은 9일 출국해 5일 동안 미국에 머물며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자와 농무부, 상무부 정부 고위 관계자들, 축산업계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황 단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를 방문해 우리나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의 모든 부위를 먹기 때문에 광우병에 상당히 예민하다. 재협상이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득하겠다”며 “미국 측이 한국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며 정치적인 해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구체적인 협상이 아닌 만큼 쇠고기 전문가보다 현지의 외교, 협상 전문가와 함께 이번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이 농축산 담당이 아닌 외교, 국방을 담당하는 제2정조위원장을 미국에 보내는 것도 정치적인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물밑에서 치열한 협상을 벌이는 동안 방미단이 한국의 상황을 알려주며 간접적으로 협상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겠다.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며 “주미대사관과 외교통상부가 고위 당국자와의 면담 일정을 잡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방미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측 대표인 웬디 커틀러 무역대표부 부대표와 만나 쇠고기 파동 문제가 FTA 처리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조율할 방침이다.

그러나 처음 계획과 달리 야당이 한나라당의 방미단 구성 요청에 거부해 한나라당 단독으로 가게 되는 데다 정부와 같이 협상권도 없는 상황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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