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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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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한미 군사동맹 발언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해명이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또 중국이 신임 주중 한국대사의 신임장을 양국 정상회담 직전에야 접수한 것에 대해서도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외교부 해명에도 논란 계속=친강(秦剛·사진) 대변인은 27일 오후 실시된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군사동맹이 동북아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는 ‘역사가 남긴 산물’로 냉전시기의 군사동맹으로는 세계와 지역이 당면한 안보문제를 (제대로) 보고 평가해 처리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답변이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중국 정부는 28일 오전 주중 한국대사관에 “한미동맹이 역사적 산물이라는 것은 역사적 유물이라는 뜻이 아니라 역사의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란 뜻이며, 한미동맹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한미동맹은 양자 차원의 문제로 중국 정부로서는 한미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기대’라는 단어를 통해 한국의 새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중국 측의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친 대변인의 발언은 군사동맹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일반론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도 한미동맹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는 “친 대변인의 발언은 한미 군사동맹 강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부정적 시각과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이를 군사동맹에 관한 일반론 차원으로 보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신임장 접수 외교 결례 논란=신정승 신임 주중대사의 신임장 접수 시기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이달 6일 부임한 신 대사는 한중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중국 측에 신임장을 조기에 접수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지만 양국 정상회담 한 시간 전에야 겨우 받아들여 외교당국이 애를 태웠다는 것이다. 주재국 국가원수에게 신임장을 제정(提呈)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대사 활동이 불가능하고 정상회담 배석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양국 정상회담 3주 전에야 대사를 임명한 한국 측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중국은 일반적으로 최소 4명의 대사를 모아 2개월에 한 번씩 주재 대사의 신임장을 한꺼번에 접수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신 대사의 부임 3주 만에 신임장을 받아준 것도 중국 정부가 재난 수습으로 바쁜 가운데 어렵게 시간을 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외교 결례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틀째인 28일 오후까지 홈페이지에 한국 대통령을 ‘노무현’으로 표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중국 외교부가 2006년 7월 27일 이후 한국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언론의 지적이 제기되자 28일 오후 5시 반경(현지 시간) 한국의 국가 원수를 ‘이명박’으로, 국무총리는 ‘한명숙’에서 ‘한승수’로 고쳐놓았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