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쇠고기 청문회’… 격돌 예고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 오늘부터 한미FTA 청문회

與 “FTA 경제적 효과 부각”… 野, 쇠고기 협상 오늘 헌소 제기

13, 14일 열리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는 최근 불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문제로 당초 목적과는 달리 사실상 ‘쇠고기 청문회’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5월 임시국회에서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려는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야당의 공격을 FTA 저지를 위한 정치공세로 규정해 차단하고 본래 목적대로 청문회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청문회에서 △농가 피해대책 점검 △18대 국회로 넘어갈 경우의 경제적 비용 및 일자리 손실 △FTA 체결 시 경제적 효과 등 ‘국익과 경제성’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통외통위 한나라당 간사인 진영 의원은 12일 통화에서 “FTA 비준안이 통과되면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 6% 상승, 15년간 대미 수출 200억 달러 증가, 일자리 34만 개 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국민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 3당의 반대를 뚫고 임시국회 회기 내에 FTA 비준안 처리가 쉽지 않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

통외통위에서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치면 FTA 비준 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할 수도 있다.

통합민주당은 통외통위 소속 의원 6명을 강창일 김재윤 김종률 서갑원 최재천 윤호중 의원 등 강성 인사로 대폭 교체하는 등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특히 율사 출신인 김종율 최재천 의원과 국제거래법학회 이사를 지낸 서갑원 의원은 이번 한미 FTA 청문회가 사실상 ‘쇠고기 청문회’로 진행됨에 따라 협상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긴급 투입됐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청문회 첫날인 13일에는 원론적인 재협상 요구보다는 이날 청구할 헌법소원과 농림수산식품부 고시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의 법적 정당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김종률 원내부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15일 고시가 발효되면 지난해 10월 5일 검역이 중단된 채 부산항에 대기 중인 5300t의 미국산 쇠고기가 재검역을 거쳐 국내에 유통된다”면서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고시 연기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히 새롭게 확인된 미국의 동물 사료 금지조치 완화에 대해 미국이 우리 정부와의 합의를 파기하고 금지조치를 완화했는지, 아니면 우리 협상단이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졸속 협상의 결과인지도 꼼꼼히 따지기로 했다.

민주노동당과 자유선진당은 야 3당 공조체제를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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