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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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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의 방문 당시엔 10여만 명의 군중이 6km의 연도에 늘어서 환영했다. 반면 올림픽 성화는 20km의 연도에 늘어선 40여만 명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고 중국 언론들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림픽 성화 봉송에 대해 수차례의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해 북한이 이번 행사에 큰 정치적 관심을 가졌음을 시사했다.
이어 “평양 시민들이 새벽부터 중국대사관 앞을 비롯한 성화 봉송로를 일일이 손으로 닦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봉송로의 대부분 구간에 아스팔트를 새로 깔았으며 주변 건물들의 외벽도 새로 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거리에서 중국 국기와 올림픽기, 인공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을 방영했다. 무용단과 악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북한은 중국에 오성홍기와 인공기를 각각 1만 개씩 주문해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성화 봉송에는 1966년 런던 월드컵 8강의 주역 박두익을 시작으로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마라톤 금메달리스트였던 정성옥까지 80명의 주자가 참가했다. 56명은 북한 측이 선정했고 12명은 중국 유학생, 화교, 외교관 등으로 중국 측이 선정했다. 나머지 12명은 올림픽 협찬사들이 파견했다.
각국의 성화 봉송이 철통 경호 속에 진행된 것과 달리 평양에서는 주자마다 6명 정도의 호위대만 따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또 서울과 달리 평양에서는 200여 명의 중국인과 화교만이 출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은 김일성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100여 명이 거의 전부이다.
중국 언론들은 특히 모란봉 기슭 ‘우의탑(友誼塔)’ 앞의 성화 전달식에 주목했다. 이 탑은 중공군의 6·25전쟁 참전을 기념해 세워진 것으로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이곳에서 24번째 주자로 성화를 이어받아 달렸다. 신화통신은 이에 대해 “역사와 전통을 계승 확대하고 양국의 전통적 우정을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CCTV는 성화 봉송이 시작될 때부터 특파원을 연결해 평양의 이례적인 환호 열기를 시시각각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