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빠진 한나라 당권경쟁 “그럼 내가…” 혼전 양상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대구 간 朴 전대표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오른쪽)가 26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비슬산 참꽃제 개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대구 간 朴 전대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오른쪽)가 26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비슬산 참꽃제 개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한나라 7월 全大 ‘친박’ 변수

박근혜 전 대표의 사실상 ‘7월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 당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초 최대 빅매치 카드였던 ‘박근혜 vs 정몽준’ 시나리오는 일단 물 건너간 상황이 됐다. 여권 권력구도의 변화를 가늠하고 나아가 전대의 흥행까지 보장할 수 있었던 유력한 ‘빅2’ 차기 주자의 첫 대결이 무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류인 ‘친이명박계’는 전대에서 박 전 대표와 싸워 이길 선수를 내세워야 한다는 큰 부담에서 벗어났다. 그렇다고 인물난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다만 당내 기반과 기여도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온 ‘정몽준 대표’ 카드가 주류 쪽에서 훨씬 힘을 받게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혼전 양상은 오히려 더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5월 하순의 원내대표 선거가 변수지만 현재 당 대표직 도전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인사들은 정 최고위원(6선) 외에 안상수 원내대표, 홍준표 남경필 의원(이상 4선) 등이 있다. 이 밖에 전재희 최고위원과 친박 주자인 허태열 의원,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정두언 박진 공성진 의원, 원희룡 박순자 의원 등의 출마를 점치는 시각도 많다.

유일한 5선인 김형오 의원은 국회의장 도전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안 원내대표는 아직 국회의장직과 당 대표 선거 가운데 어디로 나갈 것인지 결심을 못 했고, 홍준표 의원은 주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하는 의견도 많다고 한다.

전대에서는 ‘친박세력’의 복당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이 쪽이 ‘대표선수’로 내세울 인물이 박 전 대표의 ‘전대 불출마, 친박 즉각 복당’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친이가 친박의 복당에 강경한 태도를 가진 인물을 대표로 밀기 어려운 것도 바로 그 때문.

한 당직자는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면 전대에 출마할 인사들이 ‘친박 복당’에 대한 공식 견해를 내놓기 시작할 것”이라며 “소수파인 친박에서는 결국 친박 복당에 가장 우호적인 인사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박 복당에 대해 단호하게 부정적 견해를 표출해 온 안 원내대표, 남경필 원희룡 의원보다 정몽준 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친박 쪽에서는 경선 때부터 핵심 역할을 해 온 허태열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됐고, 경남의 김학송 의원과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금배지를 단 3선의 송광호 당선자도 전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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