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이재오의원 불출마 번복 황당”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李의원 도우려 이상득 사퇴 요구… 참여한 55명 생육신으로 불러달라”

한나라당 총선 출마자 55명이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실세’ 정두언(사진) 의원은 25일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해서 이상득 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했던 것인데 이 전 최고위원이 출마한다는 것이 황당무계하다”고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원래 이상득 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했던 남경필 의원과 이 부의장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 하려고 했다. 그런데 22일 밤늦게 이 전 최고위원이 ‘본인이 불출마하겠다’고 말했고 그러면 뒷받침을 하겠다고 수도권 의원들이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최고위원이 청와대에서 이 부의장 불출마를 바라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확인했기 때문에 출마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바라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뜻이 분명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출마할 경우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말했는데 이틀 고민하더니 출마를 선언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수도권에서는 인사문제 이후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으며 이 부의장 공천 이후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5명의 집단행동에 대해 “오직 대통령과 당을 위해 나선 만큼 ‘생육신’으로 불러 달라”며 “역사를 보면 충신들이 일시적으로 패배할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항상 승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의장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공천반납까지 불사하겠다고 했던 55명이 “우선 총선에 전념한 뒤 그 이후 충정을 평가받겠다”며 한발 후퇴한 것에 대해 성급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대부분 정치 신인인 이들이 벌써 권력다툼을 좇아 행동하고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당직자는 “여당 후보들이 출범 한 달만에 대통령의 인사권까지 거론하며 비판해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는 모양새가 우습다”고 비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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