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영남 - 서울 강남 대폭 물갈이 신호탄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7분


막바지 심사 고심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막바지 공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막바지 심사 고심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막바지 공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한나라당이 경기지역에서 현역 의원 5명을 ‘물갈이’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6일 이명박 대통령 계열로 분류되는 이재창(파주) 고조흥(포천-연천) 고희선(화성을)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계열로 분류되는 이규택(이천-여주) 한선교(용인 수지)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남양주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친박’ 성향의 비례대표 배일도 의원도 이날 탈락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적 공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당내에서는 경기지역의 현역 물갈이가 영남과 서울 강남권에서의 ‘대폭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 비례대표 배일도 의원도 탈락 결정

당은 이날 경기지역 17곳과 제주지역 3곳 등 20곳에 공천 내정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이 대통령 캠프의 경기지역 조직을 총괄했던 이재창 의원은 72세의 나이가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는 친박 계열의 비례대표인 황진하 의원이 낙점을 받았다.

고조흥 고희선 의원은 중립을 지키다 경선 막판 이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해 친이 계열로 보기는 어려운 인사들이다. 고희선 의원은 지난해 5월 재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단 지 1년도 안 됐다.

지난해 박 전 대표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한선교 의원과 경기지역 한나라당 최다선(4선)인 이규택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한 의원 지역구에는 친이 계열 비례대표인 윤건영 의원이 공천받았다. 한 의원과 이 의원 등은 당에 재심을 요청할 예정이다.

경선 당시 박 전 대표 경기지역 선대위원장을 지낸 전용원(구리) 전 의원과 제주지역 선대위원장을 지낸 현경대(제주갑) 전 의원도 탈락했다.

○ “이런 공천으론 국민에게 감동 못 줘”

이와 함께 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심위가 내정한 37명 중 전략공천자 1명을 추가하고 1명은 보류해 모두 37명에 대해 공천을 추가로 확정했다.

이날 공천 확정자 명단에는 당적을 바꿔 충남 당진에서 공천을 내정받은 정덕구 전 의원이 포함돼 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 노무현 정부에서는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뒤 이번에 충남 당진에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해 낙점 받았다.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은 정 의원이 고려대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소망교회를 다녀 공천을 받았다며 재심을 요청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게 웬일이냐. 당이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격분했다. 그는 또 “강재섭 대표가 2월에 ‘철새 정치인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한 달도 안 돼 말을 바꿀 수 있느냐”며 “이런 공천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고도 했다.

정 전 의원의 공천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비판 기류가 강하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정 의원이 이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고 해도 명분 있는 문제 제기까지 묵살하고 공천을 강행한 것은 심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추가 공천 내정자(20명)
경기
(17명)
김상도(의정부갑·전 의정부지청 차장) 박인균(의정부을·대통령직인수위 정책연구위원)
김성수(양주-동두천·전 경기도 의원) 이진동(안산 상록을·전 조선일보 기자)
김태원(고양 덕양을·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주광덕(구리·변호사)
심장수(남양주갑·변호사) 김연수(남양주을·서울대 교수)
김성회(화성갑·뉴라이트 경기안보연합 상임대표) 박보환(화성을·전 국회 정책연구위원)
황진하(파주·국회의원) 여유현(용인 처인·한양대 교수) 박준선(용인 기흥·변호사)
윤건영(용인 수지·국회의원) 이범관(이천-여주·전 광주고검장)
정진섭(광주·국회의원) 김영우(포천-연천·전 YTN 기자)
제주
(3명)
김동완(제주갑·북제주을 당협위원장) 부상일(제주을·제주대 교수)
강상주(서귀포·글로벌제주연구소 이사장)
자료: 한나라당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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