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성적표]의원발의 법안 양은 크게 늘었지만 질은…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17대 국회의 법안 처리 실적은 15대와 16대에 비해 양적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번 국회에서 처리한 법률안 건수는 총 4137건으로 16대와 15대의 2507건과 1951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국회의원들의 활동상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의원발의 법률안의 처리 건수도 17대는 3258건인 데 비해 16대와 15대는 1912건과 1144건에 불과했다.

처리 건수 중 가결된 비율은 17대와 15대가 40.4%로, 16대의 26.9%보다 월등히 높았다.

국회의원 수는 17대와 15대가 299명이었고 16대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영향으로 이보다 줄어든 273명이었다.

이에 따른 1인당 의원발의 법안 건수는 17대가 10.9건인 데 비해 16대는 7.0건, 15대는 3.8건에 불과했다. 언론과 시민단체 등의 지적으로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들의 징계나 윤리심사에는 여전히 인색했다. 의원 징계 및 윤리심사 처리 건수가 17대 19건, 16대 16건, 15대 55건 등이 있지만 이 중 가결된 것은 단 1건에 불과하다. 1998년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에 대한 윤리심사 요구 건이 유일한 것이었다. 이 의원이 “DJ는 정말 거짓말을 너무 잘하기 때문에 김홍신 의원이 이야기한 ‘공업용 미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경희대 임성호 교수는 “17대 국회 들어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며 “의원 발의 법안은 정부 제출 법안에 비해 가결률이 떨어지고 법체계에 비춰볼 때 정확성과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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