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갈등’ 공천 확정으로 일단락

  • 입력 2008년 3월 1일 03시 21분


안강민 공심위장 “다수 찬성… 반대자도 결과 승복”

한나라당이 29일 논란 끝에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경북 포항 남-울릉·사진) 국회 부의장의 공천을 확정했다.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1차 공천심사 후보 확정 브리핑에서 “공심위 회의 때 이 부의장의 공천에 다수가 찬성했으며 반대했던 몇 사람도 결과에 승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날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일부 공심위원이 “3선 이상의 중진과 고령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이 부의장의 공천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 권력 핵심부 내 ‘파워게임’으로 비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던 당내 갈등 기류는 일단 고비를 넘겼다.

당내에서는 ‘이상득 파동’에 대해 총선 후 당권을 겨냥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 중진 의원들의 대대적 물갈이를 위해 최고령 최다 선수로 원로그룹의 좌장격인 이 부의장 공천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경우 ‘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도 대거 교체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것.

그러나 이재오 의원은 이날 이 부의장에게 “세간의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 부의장께서 당에 남아 해 주실 일이 많다”고 직접 해명한 뒤 공심위원들에게도 이 부의장의 공천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한 당직자는 “이재오 의원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지금 이 부의장을 상대로 권력게임을 벌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 의원과의 갈등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 의원은 당을 위해 할 일이 많은 사람이고 나는 물러설 사람인데 견제할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공천에 대해 “당의 화합과 거중 조정 역할을 해달라는 주변의 권유가 워낙 많아 고심 끝에 출마를 결정했던 것”이라며 “오직 당과 국가를 위해 뒤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다. 개인적인 욕심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부의장이 은퇴한 뒤 개인 사무실을 내면 사람들이 그쪽으로 몰려 오히려 불필요한 구설과 억측을 낳을 수 있다. 원내에 남는 것이 이 대통령을 위해서나 당과 본인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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