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선-이사철 4번째 맞대결

  • 입력 2008년 2월 1일 02시 42분


현역의원 4명, 영등포갑 ‘눈독’

우상호-이성헌, 윤호중-전용원 3번째 격돌

이화영-이상수, 나경원-이계경 등 집안싸움

■ 수도권 화제의 지역구

4월 9일 18대 총선의 승부를 가를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불꽃 튀는 대결을 벌인다. 이 가운데는 두 사람이 4번째 연속 맞대결을 벌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제의 정치 스승과 제자가 적으로 변해 공천 티켓을 놓고 피치 못할 승부를 벌이는 곳도 있다.

○숙명의 라이벌… 리턴매치

같은 지역구에서 4년 만에 ‘리턴매치’를 펼칠 ‘숙명의 라이벌’이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질기고 질긴 인연으로 4번째 맞대결이 갖는 곳은 경기 부천 원미을.

1996년 15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생긴 이래 대통합민주신당 배기선 의원과 한나라당 이사철 전 의원은 줄곧 맞붙었다. 15대에선 이 전 의원, 16, 17대에선 배 의원이 승리했다.

서울 도봉갑의 대통합민주신당 김근태 의원과 한나라당 양경자 전 의원의 대결도 성사될 경우 4번째다. 15∼17대 총선에서 김 의원이 내리 3연승을 했다. 하지만 최근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등이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4번째 대결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3연전이 예상되는 지역구도 있다. 서울 서대문갑의 대통합민주신당 우상호 의원과 한나라당 이성헌 전 의원, 경기 구리의 대통합민주신당 윤호중 의원과 한나라당 전용원 전 의원 등이다.

리턴매치인 만큼 4년 동안의 패자의 와신상담은 눈물겨울 정도다.

17대 총선 때 경기 광명을에서 3200여 표 차로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에게 석패한 대통합민주신당 양기대 후보는 “4년 동안 일요일도 쉬지 않고 지역구 내 모든 공식 비공식 행사 등을 찾아다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서울 중랑갑의 대통합민주신당 이화영 의원과 같은 지역에 출사표를 낸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바로 그들. 대통합민주신당 내 대표적인 ‘친노무현’ 계열인 이 의원은 이 장관의 보좌관 출신. 이 장관이 원래 이 지역의 맹주였으나 17대 총선에서 이 의원에게 자리를 물려줬고 이번에 정치 사제 간의 한 판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한나라당 공작정치분쇄특위 위원장으로 활약했던 박계동 의원(서울 송파을)과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나경원 대변인(비례대표)은 송파병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이계경 의원(비례대표)과 공천 대결을 벌이게 됐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서울 서초갑은 ‘친박근혜’계 이혜훈 의원과 ‘친이명박’계인 비례대표 이성구 의원이 결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훈 의원은 박 전 대표의 후원 속에 재공천을 자신하고 있고 서초구에서만 시의원 4선을 한 이성구 의원은 ‘서초 토박이론’으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고진화-전여옥, 김영주-김영대 공천경쟁

서울 영등포갑은 이례적으로 현역 의원만 4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 지역 주인은 한나라당의 ‘이단아’ 고진화 의원. 여기에 전여옥 비례대표 의원이 나섰다. 전 의원 측은 “고 의원은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다른 행보를 해왔다”며 “공천과 총선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의원 측은 “비례대표로 당의 혜택을 입은 분은 어려운 지역구에 가서 싸우는 게 당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비례대표 김영주 의원은 “17대 국회에 적응하자마자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지역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했다”며 “영등포는 양극화가 크다 보니 복지나 교육 등 여성 정치인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대 의원은 “본래 개혁당 시절부터 영등포 지역 책임자였고 낙후된 지역의 현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역 공약으로 평가받는 의원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역구로 가는 민노당 비례대표 의원들

민노당 비례대표인 노회찬 의원은 임채정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도전장을 던졌다. 노 의원은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따낸 임 의장 측은 “지금은 국회의장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심상정 의원은 경기 고양 덕양갑에 출마할 예정. 이 지역은 현역인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 의원이 대구 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됐다. 한나라당은 이명우 전 이명박 후보 특보가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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