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측 ‘제3지대 신당론’에 정면 대응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손학규 “분란 피해 편한 길 가면 국민 버림받아”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는 “당장 우리끼리 원만하자고, 편하자고, 당내 분란이 없도록 하자고 편한 길 가면서 결국 국민에게 버림받는 길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총회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자기 자신을 버리는 희생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당 대표 자리를 기득권의 기회로 삼지 않겠다. 저 자신의 정치적 세를 불린다든지 정치적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나 자신을 버리겠다”고 했다.

손 대표의 이날 발언은 ‘호남 지역 물갈이론’에 대한 당내 반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측 일각에서 ‘제3지대 신당론’을 제기하는 등 분당 가능성이 흘러나오자 ‘자기희생’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묵언 수행’ 중인 정 전 장관은 이 같은 손 대표의 행보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장관 측과 손 대표 사이의 갈등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 전 장관 측의 한 핵심 인사는 “지금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도 했다.

대선 패배 이후 손 대표가 당내 386 수도권 인사들과 옛 민주계 인사들의 지지를 업고 빠르게 당권을 장악해 나가자 한때 당내 최대 계파였던 정 전 장관계 인사들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손 대표가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정 전 장관계로 분류되는 박명광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배려’의 모습을 보였지만 ‘4월 총선 공천 배제론’ ‘정 전 장관계 고사 시나리오’ 등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 전 장관계의 불만은 손 대표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선 참패라는 ‘원죄’가 있는 정 전 장관이 분당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4월 총선 이후에도 세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술적 대응이라는 것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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