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대표선출 하루 전까지 ‘시끌’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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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왼쪽)가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임종석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우상호 의원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철민 기자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왼쪽)가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임종석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우상호 의원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철민 기자
대통합민주신당이 오늘 당 중앙위원회에서 이른바 ‘교황선출방식’으로 새 대표를 뽑는다. 대표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내 김근태계 의원들, 인적 쇄신을 주장하는 초선 의원 모임, 그리고 일부 시민사회 출신 중앙위원 등이 “손 전 지사로는 안 된다”며 자체 후보를 내거나 준비 중이어서 표 대결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孫 vs ‘안티 孫’?=중앙위원들이 대표 후보를 1명씩 적어내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대상자를 5→3→2명 순으로 줄여 가며 투표를 반복하는 이번 선출 방식은 겉으로는 경선 모양새지만 사실상 손 전 지사를 합의 추대하는 방식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손 전 지사는 수도권 초·재선, 중진 의원 다수와 자신의 외곽세력인 ‘선진평화연대’ 출신 중앙위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4·9총선을 90일 앞둔 시점에서 전국적 인지도가 있다는 현실적 이유로 그를 지지하는 중앙위원도 상당수다. 그러나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정체성이 발목을 잡는다. 당이 필요로 하는 쇄신을 가져올 수 있겠느냐는 회의도 있다.

사실상 김근태 의원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은 9일 초선의 우원식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올해 만 50세이면서 시민운동가 출신인 우 의원이 다소 급진적인 ‘40대 기수론’을 비켜나면서도 당에 변화를 가져올 후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중앙위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데다 인지도도 높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우 의원 측은 최재천 문병호 의원 등 인적 쇄신 및 경선을 주장해 온 초선의원 모임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의원 모임은 9일 회의를 열어 △중앙위 연기 요청 △외부에서 김민하 전 중앙대 총장 영입 △이계안 문병호 의원 후보 추대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전 의원 등과 대책을 논의한 뒤 “중앙위원회 소집을 연기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10일 중앙위에 불참하기로 했다.

한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 의원들과 만나 “손 전 지사가 민주개혁세력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과 정체성에 맞느냐”며 “손 전 지사가 대표가 된다면 정치를 계속할지 고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10일 중앙위에 불참하지만 다른 친노 의원들은 각자 알아서 판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조된 ‘교황선출방식’도 문제=신당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순으로 5명을 추려 이들에게 현장에서 전화를 걸어 대표가 될 의향이 있는지 묻기로 했다.

중앙위원들은 당 밖 인사도 적어 낼 수 있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추려진 5인 중 외부 인사가 있으면 이 사람에게도 의사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 인사가 의향이 없다면 현장에서 우스꽝스러운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앙위원회 자체도 문제다. 표결을 통해 교황선출방식을 정한 7일 중앙위에 대해선 이미 의결정족수 문제가 불거졌다. 당비를 내지 않아 자격에 의심이 가는 중앙위원도 있다는 것. 한 초선 의원은 “중앙위 참석을 보이콧해 정족수 미달로 산회시키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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