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동영 대선후보들 '중소기업 끌어안기' 경쟁

  • 입력 2007년 11월 23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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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국민중심당 심대평,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등 각당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중소기업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들은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희망선포식' 행사에 나란히 참석, 각각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제시하며 중소기업인들의 지지를 경쟁적으로 호소했다.

특히 오랜만에 같은 행사에 자리를 함께한 정 후보와 이 후보는 서로를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행사 내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딱히 대화를 나누지 않는 등 서먹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정 후보는 "대통령 출마하면서 `중통령'의 시대, 중소기업과 통하는 대통령을 하고 싶다고 선언했다"면서 "정동영이 당선되면 정부를 개혁해 장관수를 줄이겠지만, 지식중소기업부를 만들어 중산층의 시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경제지도자를 대망한다. (그러나) 누구를 위한 경제인가 철학이 중요하고, 땅 파는 중심, 대기업 중심 사고에서 바꿔야 한다"면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국 중 한 세대 동안 기업 사장출신 총리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한 명이었지만, 뇌물·부패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태국의 탁신도 실패한 지도자였다"며 기업인 출신 이 후보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기업마인드와 국가지도자의 마인드는 다르다. 기업 CEO는 이윤에 장애가 되면 제거하면 그만이지만, 국가경영 지도자는 그럴 수 없다"면서 "부패한 지도자와 함께 대한민국 경제를 투명한 경제로 이끌어 갈 수 없다. 법을 지키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법을 준수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도덕성과 정당성이 겸비될 때 세계 10대 선진국에 갈 수 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50년, 80년 대물림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가업상속세를 전면 탕감하겠다"면서 "우리 젊은이들이 하얼빈, 장춘에 가서 무역도 하고 블라디보스토크, 카자흐스탄에 가서 일자리를 찾는 시대를 함께 열어보지 않겠느냐. 정전협정 체제를 바꿔 위대한 평화협정의 시대를 만들어, 경제영토를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단에 선 이명박 후보는 "불행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정치인 뒤에 가장 말을 못하는 정치인이 나왔다"고 말문을 연 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솥뚜껑을 다 던지고 못 해먹겠다는 이 지경이 됐는데 말잔치로 해결될 수 없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어 중소기업 공공구매 지원제도를 언급하며 "지난 5년간 안 해주고 다음 5년에 해주겠느냐. (현정권에선) 대기업은 관심 밖이라지만 지난 5년간 대기업만 더 잘됐다"면서 "이제와 선거 때가 되니까 중소기업 (하는데), 먼저 해줬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나보고 친대기업 정책을 쓴다는데 내가 바보냐. 대기업은 투명 경영하고 세금 제때 내게 만들면 되지만, 중소기업은 안되니까 중소기업부 만들어 달라는 거 아니냐"면서 "그런데 정부 예산 쓰는 것을 보면 우선순위도 없고 중요도도 없다. 대한민국이 현재 살림살듯 기업 하면 기업은 다 망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들어와도 그런 살림은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 애로를 잘 안다. 홈쇼핑에서 자꾸 대기업 물건만 파니까, (중소기업용으로) 하나 들어오겠다는데 뭐 하나 들어오느냐. 방통융합 시대가 열리면 채널이 수천, 수만 개가 되고 할 수 있으면 업종별로 홈쇼핑을 하라"며 "내가 가진 경륜과 실천력으로 조용히 변화시키겠다. 여러분을 위해 안하려면 뭐 하러 대통령이 되느냐"며 중소기업 육성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또 권영길 후보는 "선거 때는 중소기업정책 뿐 아니라 공약을 남발하지만, 후보때와 대통령 때 말이 다르면 안된다"고 말했다.

문국현 후보는 "유한양행의 조그마한 벤처사업부에서 시작해 아시아의 킴벌리 클라크 회사를 운영하며 중소기업의 갈 길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며 각각 `친중소기업' 후보를 자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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