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한나라 전체가 李후보 인질돼”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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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30일인 19일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의 날씨를 보였지만 대선주자들은 상이군경촌, 재래시장과 같은 ‘현장’을 찾거나 기자회견을 하면서 표밭을 다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신원건 기자· 연합뉴스
대선 D-30일인 19일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의 날씨를 보였지만 대선주자들은 상이군경촌, 재래시장과 같은 ‘현장’을 찾거나 기자회견을 하면서 표밭을 다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신원건 기자· 연합뉴스
▼문국현 “단일화는 미래 죽이는 일”

이인제 “강원도 공약 끝까지 수행”

권영길 “삼성 특검법 도입에 집중”

심대평 “조만간 昌만나 연대 논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군소 후보들도 19일 표밭 갈기에 열중했다. 이 전 총재는 특히 “후보 한 사람의 잘못 때문에 한나라당 전체가 후보의 인질이 되어버렸다”며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가장 강한 어조로 이명박 후보를 비판했다.

▽이회창=이 전 총재는 이날 경남 마산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길클럽’ 초청 강연에서 작심한 듯 “왜 이명박 후보 한 사람 때문에 한나라당이 욕을 먹고 곤욕을 치르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 전 총재가 이 후보를 비판할 때 이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수십 번의 위장전입이나 자녀 위장 취업, 부정한 자산 취득 등 여러 가지 의혹, 법적 혐의의 논란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일찍이 대통령 후보의 혐의가 이렇게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화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이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거의 같다”며 “한나라당 후보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상황에 따라 편리한 대로 자세를 바꾸고 말하는 정치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훼했다.

그는 또 이 후보가 이날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이 전 총재로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 데 대해 “그건 그분의 생각”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한나라당 중앙위원 및 당원 등 40여 명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단암빌딩 이 전 총재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이 전 총재 지지를 선언했다.


▲ 동영상 촬영 : 신원건 기자


▲ 동영상 촬영 : 신원건 기자

▽군소 후보=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 말바우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동영 후보의 단일화 제의에 대해 “단일화 논의는 한국의 미래를 죽이는 일이다. 우선 국민 앞에 실정(失政)을 설명하고 의미 있는 사과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춘천 강원민방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역대 정권의 공약 이행률이 낮은 것은 당선자들이 지역적 이해관계에 휘둘리기 때문”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정치적 고려 없이 강원도 관련 공약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비자금 수사는 재벌개혁의 실마리를 마련하고 경제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인 만큼 남은 기간 특검법 도입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총재와 만나 연대방안을 논의하는 문제에 대해 “필요하면 조만간 이뤄질 것이다. 내 뜻이 서로 통해서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산=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李측 “1, 2위 지지율 벌어져”

昌측, 다소 하락 조짐에 긴장

鄭측 “지지율 바닥찍은 느낌”▼

■각 후보진영 여론조사 추이에 촉각

각 대선후보 캠프는 후보에 대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각각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측은 1, 2위 간 지지율 격차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보의 10일과 17일 조사를 비교한 결과 이 후보와 이 전 총재 간 격차는 19.3%포인트에서 21.8%포인트로 조금 벌어졌다. 또 조선일보의 7일과 18일 조사에서 격차는 13.9%포인트에서 20.3%포인트로, 같은 기간 MBC의 조사에서 격차는 20.2%포인트에서 21.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에 한나라당은 한층 고무됐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 씨의 국내 송환이 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만 잘 대응하면 ‘대세론’을 대선 투표 당일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이 전 총재 측은 선호도가 20%대 초반에서 하락하는 조짐이 보이자 대책 수립에 고심 중이다. 특히 17일 SBS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재가 16.3%를 얻어 17.3%를 기록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여론조사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전 총재 측 이혜연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여론조사 기법상 특정 후보에게 특별히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갑작스러운 역전현상은 발생하지 않는 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장기간 13∼17%대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 후보 측 김현미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고 정 후보는 바닥을 찍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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