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명박 지지 표명’… 前캠프 수장 2인 시각은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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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와 박근혜 캠프의 수장을 맡아 경쟁했던 박희태 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과 서청원 전 캠프 상임고문이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명박 대선 후보의 박 전 대표를 향한 ‘화해’ 기자회견과 박 전 대표의 화답이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朴 전대표, 큰 정치인답게 정리”▼

■ 서청원 전 상임고문

―박근혜 전 대표의 이명박 후보 지지 발언이 예상보다 수위가 높다는 말도 나오는데….

“박 전 대표가 왜 가슴에 한과 응어리가 없겠나. 하지만 큰 정치인답게 잘 정리했다. 대인다운 풍모를 보였다. 박 전 대표는 경선 직후 승복하겠다고 했다.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문제는 지금까지 보여 준 이 후보 측의 태도와 마음이었다.”

―이제 한나라당이 좀 조용해지겠는가.

“그것은 전적으로 이 후보에게 달렸다. 이 후보가 기자회견 내용과 달리 당 화합에 소홀하면 대선 전은 물론 이후에도 강력한 저항을 받을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이 후보가 밝힌 대로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는지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내홍의 불씨는 살아 있다는 것인가.

“일부러 (불씨를) 지필 필요는 없겠지만 이 후보와 주변의 태도가 다시 독선적으로 흐른다면 이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민주적인 당 운영을 강조해 온 박 전 대표가 이를 묵과할 리가 없다. 박 전 대표 주변에는 이 후보 주변에 없는 ‘정치적 전사(戰士)’들이 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에 서 전 대표가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말도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2002년 대선에서 당 대표로서 이 전 총재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는데 밥 한 번 안 먹는 게 말이 되느냐. 내가 이 전 총재를 부추겼다는 얘기는 내 정치 인생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李후보 ‘朴 동반자’ 약속 지킬것”▼

■ 박희태 전 선대위장

―박근혜 전 대표의 이명박 후보 지지 발언을 평가하면….

“이야기할 처지는 아니지만, 정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훌륭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던진 화합의 메시지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강했다.

“그분이 (경선에서) 깨끗한 승복을 강조했고 국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런 선상에서 이번 언급도 이뤄진 것이 아니겠느냐.”

―박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예상했나.

“박 전 대표가 경선 승복으로 큰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은 2탄인 ‘정도(正道)’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정도정치’라는 화두를 던져 국민을 다시 한 번 감동시킨 게 아니겠느냐.”

―최근 일련의 과정을 보면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에 비해 정치력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글쎄, 다 사람 나름대로 평가가 있지 않겠느냐. 나는 백의종군도 아니고 ‘토의종군’을 하고 있다. 흙으로 돌아가 살고 있는 사람의 평가가 뭐가 중요하겠느냐.”

―이 후보가 당헌 당규에 따른 공정한 당 운영을 천명했는데 잘 지켜질 것으로 보나.

“당 운영과 관련해 독주하지 않고 당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등과 동반자적 관계에서 운영하겠다고 한 이상 그렇게 할 것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는….

“스스로 쌓은 공든 인생의 탑을 무너뜨리는 결과다. 명예와 국민의 찬사를 왜 그렇게 저버리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안타깝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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