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대질…퇴장…대정부질문 연일 고성

  • 입력 2007년 1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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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은 전날에 이어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고성으로 얼룩졌다. 삿대질이 난무하고 집단 퇴장하는 등 ‘의회의 행정부 견제’라는 대정부질문 본연의 취지는 찾기 어려웠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 의혹 등을 제기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의 노인 폄훼 발언 등을 거론하며 반격했다.》

“2000년 현대건설 부도 李 책임”

“박스떼기 鄭이 反부패 연대라니”

첫 발언자로 나온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은 “정 후보는 2004년 총선 때 ‘60대 이상은 투표 안 해도 된다’고 발언했는데 이런 분이 무슨 가족 행복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의 발언 시간 내내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고함을 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뒤이어 질의에 나선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이 후보가 BBK 사건을 모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라며 “이 후보는 BBK의 실질적 소유자이자 횡령 과정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삿대질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고, 심재철 의원은 연단 앞까지 나가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이 후보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다스’가 2006년 11월 미국 미시간 주 노스빌에 있는 스톤리지 호수 주변에 11억 원 상당의 호화주택을 구입했다”며 미국 등기권리증 사본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하다 오전 11시 40분경 집단 퇴장했다.

오후에도 공방은 계속됐다. 대통합민주신당 김영주 의원은 “2000년 현대건설 부도는 이명박 후보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을 당시 이라크 공사에 대한 대금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는 실패한 CEO”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반박도 이어졌다. 진수희 의원은 “김경준 씨 조기 송환의 숨은 공신이 박영선 의원이고, 김 씨의 송환은 여권의 정치공작을 위한 기획입국”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경선 기간에 ‘명부떼기’ ‘박스떼기’ 등 정치 부패를 몸소 실천한 정 후보가 반부패연대를 외치고 있다”며 “소도 웃을 일”이라고 공격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촬영: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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